연료공급 스위치 차단에 부기장 당황…에어인디아 추락사고는 기장 책임이었나

지난달 인도아메다바드공항 인근에 추락한 에어인디아 보잉 787-8 드림라이너 항공기의 잔해. [AFP=연합뉴스]
지난달 발생한 에어인디아 여객기 추락 사고의 원인이 기장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연료 스위치를 공급 상태에서 차단 상대로 바꾸면서 참사가 일어났다는 주장이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추락기 조종사들의 대화 내용이 담긴 조종실음성녹음(CVR)을 근거로 기장이 사고를 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CVR에는 기장을 향해 왜 항공기 엔진으로 연료를 공급하는 스위치를 ‘작동’ 위치에서 ‘차단’ 위치로 옮겼는지를 묻는 부기장의 목소리가 녹음돼 있었다.

항공기가 활주로에서 이륙한 직후로 추정된다.

부기장은 당황한 모습이었지만 기장은 침착한 태도였다.


WSJ은 항공기가 이륙할 당시 부기장이 조종간을 잡고 있어서 기장의 스위치 조작을 막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기장은 감시 역할이라 비교적 손이 자유로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스위치 조작이 실수였는지 고의였는지는 불분명하다.


인도항공사고조사국(AAIB)이 지난 12일 공개한 예비조사보고서에도 기장과 부기장이 스위치 조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정황이 실렸다.

다만 이 보고서에서는 스위치를 옮긴 사람이 누구인지는 특정하지 않았다.

또 기체 결함과 기기 고장, 정비 문제 등 다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서 텔레그레프는 기장이 우울증과 정신건강 문제로 비행을 중단하고 병가를 낸 적이 있다며 사고 원인이 기장에 있을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캠벨 윌슨 에어인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조종사들이 사전에 음주 측정을 통과했고, 건강 상태에 대한 별도의 의학적 소견은 없었다”며 “조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누구도 섣부른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에어인디아 여객기 추락 사건은 지난달 12일 인도 아메다바드공항에서 영국 런던개트윅공항으로 향하던 에어인디아 AI171편 여객기가 이륙 직후 지상으로 추락한 사고다.

이 사고로 항공기 탑승객 242명 중 241명이 숨졌다.

여기에 비행기가 지상에 떨어지면서 충격을 가해 지역민 19명이 사망했다.

AAIB는 추가 조사를 마친 뒤 1년 안에 최종조사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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