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선 대출 한도 늘려준대”…갈 곳 잃은 개인사업자 숨통 트여주는 곳은

가계대출 총량 증가분 50% 감축 요구
가계 비중 90% 인뱅, 수익모델 비상

‘중저신용·비대면’…인뱅·소호, 니즈 부합

시중은행 고위험 대출 기피 현상 심화
…인뱅 풍선효과 기대, 특화 전략 고삐

인터넷전문은행 3사.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정부가 6·27 규제에 따라 전 금융권에 대해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증가분을 연초 계획 대비 50% 수준으로 감축하라고 주문하자, 인터넷전문은행(인뱅)에 비상이 걸렸다.

인뱅들은 전체 대출 채권 중 가계대출 비중이 90%에 육박했던 만큼 수익모델 재정비에 고삐를 죄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뱅3사는 ‘개인사업자’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개인사업자는 가계와 기업의 중간 성격을 가지며, 비대면 대출 수요가 많다는 특징이 있다.

디지털 기반이 탄탄하고,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인뱅과 최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타깃층이란 평이 나온다.


최근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로 개인사업자들의 시중은행 대출벽이 높아지자 인뱅으로의 유입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인뱅들의 개인사업자 특화 전략 제고 기조에 힘을 싣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대출은 담보가 부족하거나 소득 증빙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금융기관 입장에선 연체 위험이 높은 대출군으로 간주된다”며 “이번 정부의 대출 총량 축소 요구에 따라 은행들은 사업자 대출도 더 까다롭게 심사하고, 리스크가 높은 대출은 기피하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소호대출 기피 현상 심화, 오히려 인뱅에겐 기회?
소호(개인사업자) 대출 관련 이미지.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일각에선 시중은행의 고위험 대출 기피 경향은 인뱅들에게 있어서 기회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시중은행과의 출혈경쟁과 당국의 대출 규제 조이기에서 벗어나, 인뱅에게 있어서 특장점을 가질 수 있는 수익모델이란 계산에서다.


인뱅들은 이번 대출규제 전부터 개인사업자 특화 전략을 틈틈이 구축해왔다.


인뱅 3사의 유형별 대출채권을 살펴본 결과, 올해 1분기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평균 잔액은 1조673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8.84% 증가했다.


같은 기간 3사 중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카카오뱅크로, 1년새 96% 늘어 약 2배 규모의 증대를 이뤘다.


최근 인뱅들은 개인사업자 수요를 잡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앞다퉈 펼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최대한도 1억원이었던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의 한도를 최대 3억원까지 확대한다.

금융권 최초로 비대면 스크래핑을 통한 사후점검 절차도 마련했다.


케이뱅크는 사업자등록증을 보유한 개인사업자에게 운전자금을 지원하는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을 운영 중이다.

출시 1년여만에 누적취급액은 3000억원을 돌파했다.

업계 최저 수준의 금리로 비대면으로 간편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단 점을 내세우고 있다.


토스뱅크는 인뱅 최초로 한국무역보험공사의 100% 보증서를 담보로 한 ‘수출똑똑보증대출’을 출시, 수출 개인사업자 전용 대출상품을 선보인다.

이 상품의 대출한도는 최대 1억원이며, 보증비율 100% 고정이며, 보증료율은 연 0.5%에서 연 2.0% 사이로 무역보험공사 심사에 따라 결정된다.

특히 토스뱅크가 조성한 특별출연금 한도 내에서는 보증료 전액이 지원돼 고객 부담이 없다.


한 인뱅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대출은 중저신용 상생 금융이란 인뱅의 출범 취지와도 부합하고 부가적 시너지효과가 기대돼, 이번 대출 정책 이전부터 꾸준히 역량을 키워오던 분야”라면서 “다만 건전성 관리라는 중책이 따르는 수익모델로, 신용평가모형 고도화, 담보 종류 확대 등 다양한 노력이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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