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새로 체결된 생명보험 계약 1건당 가입금액이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가입금액은 해당 상품으로 가입자가 받을 수 있는 보상 한도액을 의미한다.
노후 대비를 위해 많이 가입하던 종신보험과 연금보험 등 고가 상품에 관심이 없는 신세대를 공략하고자 보험사가 건강보험을 비롯해 보험료와 가입금액이 적은 상품을 대거 출시한 영향이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까지 국내에서 체결된 생명보험 신계약 1건당 가입금액은 2703만원이었다.
연도별로 보면 2012년 말 신계약 1건당 2646만원을 기록한 이래 13년 만에 최저치다.
생명보험 신계약 1건당 가입금액이 적어진 것은 전체 계약 액수가 빠르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2012년 국내에서 새로 체결된 생명보험 계약은 연간 411조원 규모였으나, 작년 말엔 235조원으로 40% 넘게 축소됐다.
반면 같은 기간 신계약 건수는 1589만건에서 1394만건으로 12%가량 줄어들며 비교적 완만한 감소세를 보였다.
보험업계에서는 생명보험사가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건강보험 위주의 판매 전략을 수립한 영향으로 본다.
생명보험에서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해온 종신보험은 20·30대에게 인기가 없다.
1인 가구와 자녀가 없는 부부가 늘어나면서 자신이 죽은 이후를 대비해야 할 필요성이 작아졌다.
자녀가 있는 가구라고 하더라도 굳이 종신보험에 가입할 필요가 없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주식이나 코인 등에 투자해 재산을 불려주는 편이 낫다고 여기는 것이다.
생명보험사는 판매 전략을 건강보험 위주로 재구성했다.
건강보험은 생명보험사의 기존 주력이었던 종신보험이나 연금보험에 비해 보장금액이 적은 만큼 보험료도 낮다.
월 보험료가 수천 원대인 무·저해지보험을 선보이며 소비자에게 어필한 것이다.
무·저해지보험은 해지환급금이 적거나 없는 대신 보험료가 저렴한 상품이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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