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 이후 최대 규모
SKC·
한미반도체 등 집중 타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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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0.18포인트(0.01%) 내린 3175.59로 시작했다. (사진=연합뉴스) |
국내 증시 공매도 순보유 잔고가 지난 3월 말 공매도 거래 전면 재개 이후 역대 최고치로 치솟았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증시가 단기간에 급등하는 동시에 지수 조정을 예상한 투자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코스피 공매도 순보유 잔고는 9조445억원으로 집계됐다.
공매도 거래가 재개된 지난 3월 31일(3조9156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당시 4조원에 못 미치던 공매도 순보유 잔고는 3개월여 만에 131% 급증했다.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공매도 순보유 잔고가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0.19%에서 0.35%로 늘었다.
공매도는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타인으로부터 빌려 먼저 매도한 후 주가가 내려가면 저렴하게 매수해서 갚는 투자 기법이다.
공매도 순보유 잔고는 빌려온 주식을 매도하고 남은 수량으로, 잔고가 늘었다는 것은 통상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코스피 상장 종목 중 시총 대비 공매도 순보유 잔고 비중이 큰 종목은 이차전지·반도체 소재 기업인 SKC 등으로, 비중은 5.55%에 달했다.
뒤이어
한미반도체(4.92%),
신성이엔지(3.89%),
호텔신라(3.84%), 동방(3.48%) 순이다.
최근 공매도 잔고가 빠르게 늘어난 배경에는 국내 증시가 거의 석 달 가까이 강세장을 이어온 점이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4월 셋째 주 이후 최근까지 단 두 번을 제외하고 모두 주간 기준 플러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일부 투자자는 이 같은 단기 급등세에 따른 되돌림 가능성에 대비해 공매도 전략을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이 점차 누그러진 가운데 세계적으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수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국내 증시를 공매도로 대응했던 외국인들이 주가가 더 오르기 전에 손실을 줄이기 위해 ‘숏커버링(공매도 청산을 위한 주식 재매수)’에 나서 증시를 재차 끌어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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