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내년 예산 25% 삭감
1960년대 수준으로 예산 깎여
5000명 이상 감원할 것도 요구
교통부 장관이 임시국장 맡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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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 외벽의 NASA 로고. AFP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예산 삭감과 감원 요구에 따라 미 항공우주국(NASA)가 최소 2145명의 고위급 직원 해고를 추진하고 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자체 입수한 NASA 내부 문서를 인용해 NASA를 떠나기로 합의한 총 2694명 중 대부분이 고위급 직원이며, 이는 미국의 우주 정책에서 수십 년에 해당하는 경력을 박탈해 향후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대규모 해고는 NASA의 2026 회계연도 예산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삭감하고 5000명 이상의 감원을 요구하는 백악관 예산안에 따른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5월 마련한 예산안에서 NASA의 연간 예산은 전년도 248억달러(약 34조1000억원)에서 188억달러(약 25조8000억원)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예산안이 미 의회에서 통과되면 NASA는 1960년대 초반 이후 역대 가장 적은 예산으로 기관을 운영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현재까지 퇴직에 합의한 NASA 인원이 백악관이 당초 요구한 5000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만큼, 이달 하순까지 더 많은 직원이 퇴직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강제 해고가 시작될 수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NASA 안팎에서는 대규모 감원으로 NASA의 핵심 역량이 훼손되고, 반세기 만에 달에 우주비행사를 다시 보내려는 계획 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NASA 직원은 “떠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향후 운영에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크다”며 “많은 경험이 고갈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비영리 우주과학 연구단체 행성협회(The Planetary Society)는 “NASA가 핵심적인 전문 인력과 관리자들을 잃는 것”이라며 “우리가 달성하고자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숀 더피 미 교통부 장관이 현재 공석인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 업무를 한시적으로 맡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더피 장관은 비록 짧은 기간일지라도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항공우주국의 환상적인 리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피 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이 임무를 수락하게 돼 영광”이라며 “우주를 접수할 시간이다.
시작해보자”라고 적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결제처리업체 시프트4의 창립자이자 민간 우주 비행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재러드 아이작먼이 NASA 국장으로 지명했으나, 지난 5월 말 연방 상원의 인준 표결을 앞두고 돌연 지명을 철회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간의 불화가 머스크의 측근인 아이작먼의 낙마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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