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그룹형지가 이례적으로 디지털자산 시장에 뛰어들어 눈길을 끈다.

그룹 산하 상장사인 형지글로벌은 싱가포르에서 스테이블코인 ‘형지코인’ 발행을 추진하며, DBS은행과도 협의 중이다.

이는 패션 업체가 단순한 의류 판매를 넘어 자체 디지털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려 한다는 점에서 업계 화제가 되고 있다.


형지글로벌(부회장 최준호)이 혁신적인 디지털 결제 서비스를 위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추진하는 가운데, 관련 규제가 마련된 싱가포르에서 형지코인 발행과 ‘형지페이’ 도입에 나선다고 최근 밝혔다.

형지그룹이 보유한 전국 2000여개 유통망과 20여개 브랜드, 고객 600만여명을 대상으로 ‘형지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형지페이’에 연동해 상용화할 계획이다.


우선 첫 단계로 형지글로벌은 싱가포르 법인 크로커다일인터내셔널과 협업해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크로커다일의 전 세계 유통망에서 형지페이와 형지코인이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를 위해 싱가포르 빅3 은행인 DBS은행 관계자와도 실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크로커다일인터내셔널은 크로커다일 브랜드 라이선스를 보유한 곳이다.

크로커다일 브랜드는 한국 외에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인도, 타이완, 인도네시아, 미얀마, 태국, 몽골 등 아시아 국가에서 3000개 이상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형지글로벌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추진해 향후 간편결제 편의성을 높이는 한편, 기업 차원에서도 카드 수수료 절감과 함께 빅데이터 확보 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권을 비롯해 앞으로 많은 파트너사와 협업하며 스테이블코인을 적용하고 활용하는 데 유통 업계 첨단에 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왜 싱가포르에서?
왜 패션그룹형지는 싱가포르에서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전개할까.
형지글로벌 관계자는 “싱가포르는 세계 최초로 스테이블코인 규제 프레임워크를 확정했고 발행 요건, 준비금, 환매, 공시 등의 기준을 제시했다”며 “싱가포르통화청(MAS)은 2025년 6월 30일까지 모든 디지털 토큰 서비스 제공자에게 라이선스 취득을 의무화하고, 자금세탁방지(AML)와 테러자금조달방지(CFT) 등 국제적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고 있어 스테이블코인 발행의 최적화된 국가”라고 말했다.


이런 배경 아래 최준호 형지글로벌 부회장은 DBS 외에도 싱가포르에 있는 글로벌 디지털 자산 보안 기업 렛저(Ledger) 아시아태평양 지사를 방문해 타카토시 시바야마 아태지역 총괄과 회동을 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 부회장의 이번 싱가포르 행보는 디지털 전환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최준호 부회장 글로벌 행보 뚜렷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부회장. (패션그룹형지 제공)
최준호 부회장은 최병오 회장 장남으로 그룹 내 글로벌 사업을 관장하며 해외 진출 선봉에 서 있다.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화제가 됐다.

최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압박이 한국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봤고, 특히 미국 현지 조달청을 통해 군수 물품을 납품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국가 안보 및 국방 정책 관련 인사들을 집중적으로 접촉하며 협력 가능성을 모색했다.


형지글로벌 주가 들썩
한편, 이 같은 소식에 형지글로벌 주가는 급등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7월 2일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3일 한때 주가는 6060원까지 치솟았다.

회사가 스테이블코인 사업 계획을 밝힌 영향으로 풀이된다.

형지글로벌 주가는 2일부터 7일까지 롤러코스터 추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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