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에만 21% 수익 봤죠”…100조 굴리는 ‘영국의 워런 버핏’ 투자노트

헤지펀드 TCI 설립자 크리스토퍼 혼, 올 상반기 수익률 21% 화제
GE에어로스페이스 47% 수익
MS·비자·알파벳 등 다수 보유
펀드 평균 8년 보유 장기 투자

경쟁 헤지펀드 수익률은 2%대
FT “성공한 투자자 위상 높아져”

크리스토퍼 혼 페이스북 캡쳐
높은 수익률, 탁월한 기업 분석력으로 ‘영국의 워런 버핏’이라고 불리는 헤지펀드 TCI(The Children‘s Investment Fund Management)의 설립자 크리스토퍼 혼(59)이 올해 들어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미국의 S&P500과 영국의 FTSE100 등 주요 주식 시장 지수의 평균 수익률을 크게 앞지르면서 가장 성공한 투자자로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의 올해 수익률을 3일자 1면에 소개하며 “전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헤지펀드 매니저 가운데 한 명이라는 혼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했다”고 전했다.

혼이 이끄는 TCI는 올해 상반기에만 21% 수익률을 냈다.

TCI는 현재 700억달러(95조4380억원)가 넘는 자금을 운용 중이다.


이는 특히 미국 항공 엔진 제조사 GE에어로스페이스, 결제 네트워크 비자(VISA), 빅테크(대형 IT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에 투자해 성과를 거둔 덕분이다.

TCI는 올해 3월 말 기준 95억달러(12조 9285억원)상당의 GE에어로스페이스 지분을 갖고 있는데, GE에어로스페이스의 지분은 올해 47% 급등했다.

같은 기간 마이크로소프트는 17%, 비자는 12% 상승했다.


경쟁 헤지펀드의 수익률과 비교하면 혼의 성과가 더욱 눈길을 끈다.

시타델과 밀레니엄은 올해 상반기 각각 2.5%와 2.2% 수익률을 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세계를 상대로 무역 전쟁을 벌이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진 탓에 손실을 본 탓인데, 혼은 이를 비껴간 것이다.


혼은 1966년 자메이카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영국으로 이주했다.

영국 사우스햄프턴 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 MBA를 나왔다.

2003년 TCI를 설립해 전세계 톱 헤지펀드로 키워냈다.

헤지펀드 펀드인 LCH인베스트먼트는 TCI가 설립 이래 총 495억달러의 누적 수익을 창출했다고 추산했다.

이는 헤지펀드 업계 역대 6위에 해당하는 성과다.

시타델은 830억달러 누적 수익을 내 1위를 차지했지만 설립 시기가 TCI보다 13년 앞선 1990년이다.


혼은 적극 행동주의로, 기업들의 저승사자로 불린다.


투자 기업 경영진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으면 적극 관여해 맞붙는다.

2023년엔 스페인 통신회사 셀넥스의 이사회 변경을 요구해 이뤄냈고, 항공기 제조사인 에어버스가 프랑스 IT회사인 아토스의 사이버 보안 부문 지분을 인수하려하자 이를 반대해 결국 포기시켰다.

2022년과 2023년에 걸쳐 알파벳에게 직원 수를 감축해 비용을 절감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장기 투자도 그만의 차별점이다.

혼는 지난 4월 말 노르웨이 중앙은행 투자 관리 연례 컨퍼런스에 참석해 “평균 8년 정도 하나의 펀드를 보유한다”며 “(다른) 미국 투자자들은 평균적으로 1년 안에 매도한다”고 말했다.

또 투자 분야를 딱히 가리지 않는다.

성장 가능성보다는 대체 불가능한 서비스나 제품을 제공하는지 본다고 기업 투자 기준을 밝혔다.

TCI의 지난 5월 증권 신고서에 따르면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비자, 알파벳에 대한 지분이 특히 많다.


혼은 투자자인 동시에 자선사업가로도 익히 알려져있다.

TCI의 이름부터 ‘어린이’(Children)가 들어가는 이유다.

TCI를 설립할 때부터 수익의 일부를 아동 복지재단에 기부하는 구조로 설계해 매년 CIFF(어린이투자펀드재단)에 거액을 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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