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카드사의 카드론도 신용대출에 포함하기로 하면서 카드업계가 혼란에 빠졌다.
수수료율이 날로 낮아지는 상황에서 그나마 수익성을 확보하는 카드론 실적이 급감할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의 카드론 수익은 올해 1분기 1조323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857억원) 대비 11.6% 증가했다.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같은 기간 1조3713억원에서 1조2741억원으로 감소했다.
카드론 순익이 수수료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드론 사업 확장 계획은 6·27 대출 규제라는 복병을 만났다.
금융위원회가 밝힌 6·27 규제 세부안에 따르면 카드론은 신용대출로 분류된다.
전 금융권에서 받을 수 있는 신용대출 한도는 연 소득 100% 이내다.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6·27 규제 조치로 카드사들의 신규 카드론 취급액이 적게는 20~30%, 많게는 50%까지 줄어들 수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론은 통상 생계비나 급전 등에 쓰이기 때문에 1금융권에서 이미 대출 한도를 채운 고객들이 많이 이용한다"며 "기존 고객군을 고려해보면 앞으로는 신규 취급액이 많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카드론 실적 감소 외에 새로운 규제를 반영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산 시스템이 완비되지 않은 상황이라 카드사들은 대출을 실행할 경우 추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카드론 신청 건에 대해 수기 심사를 하거나 심사를 보류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전산 개발에 7~10일 정도 소요되는데, 개발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이 같은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하소연했다.
[박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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