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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바리 조선소 전경. (이마바리조선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
일본 1, 2위 조선 업체가 합병한다.
두 회사를 합치면 선박 건조량은
한화오션을 제치고 단숨에 세계 4위에 오른다.
잠잠하던 일본 조선 업계의 본격적인 ‘한국 추격’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일본 최대 조선사인 이마바리조선은 지난 6월 26일 2위 조선사 재팬마린유나이티드(Japan Marine United, 이하 JMU)의 주식 일부를 추가로 취득한다고 밝혔다.
이마바리조선 측은 JMU 출자 비율을 60%로 끌어올려 자회사화할 예정이다.
당국 심사가 끝나고, 합병이 성사되면 건조량 기준으로 일본 내 점유율 50%를 차지하는 거대 조선 그룹이 탄생한다.
일본 조선 업계선 “규모 확대를 통해 비용 절감을 도모하고, 중국·한국 조선 업체에 대응하겠다는 의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마바리조선은 본래 JMU 지분 30%를 들고 있었다.
이번 인수를 통해 공동 출자자인 JFE홀딩스와 IHI로부터 주식을 취득하게 된다.
해당 거래는 일본, 해외 규제당국 승인을 거쳐 실행될 예정이다.
이마바리조선은 1901년 창업, 일본 츄고쿠·시코쿠 지방을 중심으로 10곳의 조선소를 보유한 회사다.
철광석과 곡물 운반용 대형 벌크선, 유조선, 컨테이너선 등 다양한 선종을 건조하고 있다.
JMU는 2013년, IHI와 JFE홀딩스의 조선 자회사가 통합되며 설립된 회사다.
호위함 등 군함 건조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요코하마시와 히로시마현 구레시 등에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다.
이마바리조선과 JMU는 2020년 자본 및 업무 제휴를 체결, 2021년에는 선박의 설계 및 판매를 담당하는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부품의 공통화 등을 통해 제조 효율화를 추진해왔다.
이번 합병은 향후 글로벌 조선업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조선업은 1990년대 선박 건조량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40~50%를 차지하며 세계 최정상에 있었다.
이후 한국과 중국 조선사에 밀리며 점유율이 20%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본 내 해운 수요에만 의존하는 내수용 업체로 전락했다.
미국이 조선업 부흥을 시도하면서 한국은 조선 산업을 ‘대미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지만, 일본은 조선업 경쟁력이 떨어져 별다른 시도를 못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최근 조선업 재건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미일 통상 협상에서 미국 정부에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조선업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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