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마련 결심했다면 … 수도권·9억이하·재건축 3가지 주목 [지갑을 불려드립니다]


단기간 서울 집값 상승세가 매섭다.

강남권 아파트에서 시작된 매수 열기가 인근 한강변과 기타 서울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서울 공급 부족에 따른 전월세 가격 상승,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 7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대출한도 축소 전 막차 이용 수요가 서울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


서울 아파트 불패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영원한 상승도 영원한 하락도 없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에 대한 확신이 지배할수록 위험과 오판의 가능성이 커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시장 위험 요인을 점검하고, 나무가 아닌 숲을 봐야 할 때다.


하반기 주택시장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변동성을 보일 전망이다.

고(高)물가 현상이 여전한 데다 설상가상으로 '정책' '금리' '대출' 요인마저 예측이 불가능한 '3고(苦) 시대'다.

예상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되면서 금리 인하에 따른 시장 회복 기대감이 줄어들고 있다.


설령 기준금리가 인하되더라도 가계부채 이슈로 인해 속도가 빠르지 않고, 향후 중금리 시대에 대한 적응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부담은 서서히 낮아지겠지만,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에 따른 대출한도 축소로 구입 부담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 추가적인 대출·세금 규제를 통해 서울 부동산 시장은 변곡점을 맞이할 수도 있다.


현재 내 집 마련 또는 투자를 결심했다면 '가격 하방 경직성'과 '환금성' 두 가지 키워드에 집중할 때다.

3040 무주택자라면 서울 역세권 구축 아파트 또는 수도권 외곽 준·신축(15년 차 내외) 소형 평형 아파트에 관심을 가져볼 법하다.

수도권 외곽 아파트 일반분양 가격이 8억~9억원을 넘어서고 있는 요즘, 9억원 이하 서울 또는 경기도 인기 지역 역세권 구축 아파트는 가격 만족도가 높다.


또한 장기적으로 역세권 고밀 개발 등 호재뿐만 아니라 생애 최초 대출,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책 대출을 활용할 수 있어 대기 수요가 탄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아파트 선택 시 환금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최근 3~4년 가구 수 대비 거래량이 충분한지, 희소성을 갖췄는지 등을 고민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예를 들어 방 3개인 25평 역세권 구축 아파트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광폭 발코니로 넓은 실사용 면적까지 갖췄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비(非)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역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처다.

공사비 인상 등 부정적 이슈로 신축 아파트보다 가격 상승이 더뎠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국토교통부 실거래 가격(6월 11일 기준)을 분석한 결과 서울 마포구 신축 아파트의 전년 대비 가격 증감률은 47.2%(2023년), 19.5%(2024년)인 반면 재건축 아파트는 30.4%(2023년), 11.8%(2024년)를 기록했다.


재건축 아파트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인이다.

최근 급등하던 공사비가 안정세를 보이는 반면, 일반 분양가는 지속해서 상승하는 추세다.

또 용적률 상향, 정비사업 절차 단순화 등 재건축 사업성 개선에 도움이 되는 법안 개정이 현실화하면서 도시 개발의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다.

인근 신축 아파트에 비해 높은 프리미엄(웃돈)이 형성되지 않았지만 정책 수혜로 재건축 사업이 가능해졌고, 대지 지분이 커 양호한 사업성을 갖춘 재건축 아파트라면 관심을 가져보자.
이사를 계획하는 실수요자라면 조정 장세를 활용해봄직하다.

현재 서울 주요 지역은 매물이 매우 귀해 직전 실거래 가격보다 매우 높은 이른바 '배짱 호가' 매물이 다수다.

한두 건의 거래로 신고 가격을 경신한 지역이라면 섣불리 매수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향후 규제 정책 효과로 가격 조정된 매물이 나올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가격 조정 시점에 선호하는 지역 또는 아파트로 이사한다면 투자 성과를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잠실 R아파트 30평형에 거주 중인 A씨가 잠실 J재건축 아파트(30평대)로 이사를 계획 중이라고 가정해보자. 상승 시기에 잠실 J재건축 아파트로 이사하기 위해서는 자금 9억~10억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가격 조정 시기에 갈아탄다면 3억5000만~4억원의 추가 자금만 있어도 가능하다.

또한 부동산 상승기에 잠실 J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상승 폭이 R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커 투자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매물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가격 만족도가 높아지는 조정 시기를 활용한다면 안정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


예측이 아닌 '대응', 공격적인 투자보다 '안정적인' 투자를 고민할 때다.

한두 건의 거래 또는 단순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가치와 상관없이 형성된 시세는 시장 변화에 따라 한순간 시한폭탄으로 돌변할 수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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