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동태평양에서 해저 자원 채굴을 추진하고 있는 캐나다 스타트업에 8500만달러(약 1165억원)를 투자한다.
니켈, 구리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핵심 광물의 공급망을 다양화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특히 이번 투자는 미국 행정부가 최근 중국의 자원 무기화에 대항하기 위해 심해 광물 채굴을 허용한 가운데 이뤄져 글로벌 전략 광물 공급망 재편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아연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해저 자원개발업체 TMC에 8500만달러를 투자해 지분 약 5%를 인수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계약에는 TMC 주식이 나스닥에서 20거래일 연속 10달러 이상으로 거래될 경우
고려아연이 주당 7달러에 추가로 취득할 수 있는 워런트(신주인수권) 조항도 포함됐다.
양사는 이번 약정을 계기로 향후 미국 내 제련시설 공동투자 등 추가 협력도 논의할 계획이다.
캐나다 밴쿠버에 본사를 둔 TMC는 심해저 광물 개발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스타트업이다.
2011년 설립된 이 회사는 해저에 분포한 '망간단괴'라는 물질을 채광해 니켈, 코발트, 구리, 망간 등을 추출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상업적 생산을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2021년 나스닥시장에 상장하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TMC는 멕시코 앞 동태평양 지역의 심해저 광물 탐사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채광권도 신청한 상태다.
채광이 본격화하면 10년간 니켈 70만t 이상을 생산하게 된다.
고려아연은 이번 계약을 통해 TMC가 채취한 자원을 국내외 제련소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
특히 2027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올인원 니켈제련소의 원료 공급처를 추가 확보하게 됐다는 의미가 크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TMC와의 새로운 파트너십은 제련능력 확충은 물론 미국 내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독립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니켈 공급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
고려아연의 미국 내 입지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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