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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지노교수. [사진 = 하버드 크림슨] |
하버드대학교가 연구 데이터 조작 의혹을 받아온 경영대학원 프란체스카 지노(Francesca Gino) 교수의 종신 재직권인 ‘테뉴어(tenure)’를 박탈하고 그를 해고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하버드가 1940년대 테뉴어 제도를 도입한 이후 처음 있는 일로 학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하버드 학보 ‘하버드 크림슨’에 따르면, 학교 측은 최근 지노 교수의 테뉴어 박탈과 고용 종료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지노 교수는 약 4년간 의혹을 부인하며 법적 대응을 이어왔으나, 결국 직위를 상실했다.
지노 교수는 정직성과 윤리적 행동을 주제로 연구하며 명성을 쌓은 행동과학자다.
2018년과 2019년에는 연봉 100만 달러(약 13억원) 이상을 받았다.
당시 하버드대 교수진 중 다섯 번째로 높은 연봉이었다.
하지만 2021년 8월 연구 검증 블로그 ‘데이터 콜라다(Data Colada)’가 지노 교수가 공저자로 참여한 논문 일부에 데이터 조작 의혹이 있다고 폭로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해당 논문은 같은 해 9월 등재돼 있던 학술지에서 철회됐다.
대학 측의 조사 결과, 지노 교수의 학문적 부정행위가 최종 인정됐다.
지노 교수는 자신이 부당하게 희생양이 됐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2023년 8월 하버드대와 다타르 학장과 데이터 콜라다 블로거 3명을 상대로 명예훼손과 계약 위반을 이유로 2500만 달러(약 342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소송에서 미국 연방법원은 2024년 9월 지노 교수가 제기한 명예훼손 청구는 기각했지만, 하버드가 부당한 징계를 내렸다는 지노 교수의 주장은 본안 심리 대상으로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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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노 교수가 개설한 홈페이지로, 교수의 입장 표명을 위해 제작됐다. [사진 = www.francesca-v-harvard.org] |
지노 교수는 여론전도 함께 벌이고 있다.
2023년 9월에는 하버드 경영대 교수들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 “나는 결백하며, 이 부당한 상황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같은 해 10월에는 개인 홈페이지를 개설해 “하버드대와 데이터 콜라다가 공모해 내 명예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학계에 따르면, 이번 사건으로 학계 내에서의 연구 윤리, 테뉴어 제도의 보호 범위 등에 대한 광범위한 논의가 촉발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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