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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 예정자 대상 기업 설명회.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일본의 신입사원들이 취업한 뒤 빠르게 퇴사하며 이직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저출산·고령화로 비교적 일자리를 구하기 쉬운데다, 당장 자신들이 시간을 잘 쓰고 있는 것인지를 생각하며 불안감 등으로 빠른 결정을 하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신문(닛케이)은 최근 “젊은 신입사원들이 ‘타이파’를 중시하며 현재 다니는 직장을 빠르게 그만둔다”며 “새로운 조기 이직 형태가 퍼지고 있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타이파는 가격 대비 성능과 이른바 가성비를 뜻하는 일본의 신조어인 ‘코스파(Cost Performance)’에서 코스트(비용) 대신 ‘타임(Time)’인 시간을 넣은 용어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되 무엇이든 짧고 빠르게 끝내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이같은 풍조는 일본 채용시장에도 영향을 줬다.
닛케이는 일본의 인재 채용·육성 지원기업 연구를 인용해 “현재 회사에서 경력을 쌓으며 성장할 기회가 있음에도 조기에 단념하는 새로운 타이파 이직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즉 신입사원들이 동세대와 비교해 (자신이)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초조함과 불안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다른 적합한 환경이 있을지 막연하게 의문을 품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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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 행사에 참가한 일본의 취업 희망자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닛케이는 리크루트 취직미래 연구소의 ‘취업백서 2025’를 인용해 “직장을 안이하게 결정했다”고 후회하는 신입직원이 전체의 약 40%, “스스로에게 중요한 직장의 기준을 몰랐다”는 응답도 65.8%로 많았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저출산·고령화로 일본의 젊은 층 고용 수요가 많은 점이 빠른 퇴사의 원인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젊을수록 이직을 통해 쉽게 임금을 올릴 수 있는 환경이어서다.
일본의 올봄 졸업한 대졸자 취업률은 98%다.
닛케이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경력자 수시모집 등 중도 채용을 하는 일본 기업의 비중도 46.8%로 역대 최고치다.
사실상 취업할 가능성이 높고 이동할 곳도 많은 것이다.
또 일본 기업들이 전통적으로 선호해오던 대졸자 일괄 공채 문화도, 최근 직무 중심 수시 채용으로 바뀌고 있다.
예를 들면 대기업 후지쯔는 대졸 공채를 중단한 뒤 채용 규모를 정하지 않은 연중 수시 채용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다만 닛케이는 전 직장에서 근무 이력이 짧은 경우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도 전했다.
헤드헌터사인 엔재팬의 책임자는 “최근 고객사들로부터 ‘전 회사에서 근속 1년 미만의 사람은 소개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자주 받는다”며 “1년 미만 근속은 이직의 이유가 무엇이든 장기적인 활약을 기대할 수 없다는 평가가 많아 이직 시 불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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