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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팀 쿡 애플 CEO가 텍사스의 컴퓨터 생산 시설을 함께 방문한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
최근 애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이에 냉랭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팀 쿡 애플 CEO가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 동행 요청을 단호히 거절한 것이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팀 쿡과 애플을 비난하며 애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27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중동 3개국을 방문하는 순방을 앞두고 미국 주요 기업 CEO들에게 동행을 요청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 등 여러 인사가 참석 의사를 밝혔지만 팀 쿡 CEO는 끝내 동행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순방 기간 내내 여러 차례 팀 쿡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행사에서는 “팀 쿡은 여기 없지만, 젠슨(황)은 있다”고 말하며 참석한 엔비디아 CEO를 치켜세웠다.
카타르에서는 “팀 쿡과 약간 문제가 있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순방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나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이 인도 혹은 다른 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제조되기를 바란다고 팀 쿡에게 오래전부터 말해왔다”며 “그렇지 않으면 애플은 최소 25%의 관세를 내야 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이는 애플이 중국 등 해외에서 아이폰을 생산하는 점을 겨냥한 것으로 애플이 미국 내 생산으로 전환하지 않을 경우 관세 폭탄을 예고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애플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는 1기 행정부 시절부터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에 미국 내 생산 확대, 일자리 창출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애플은 글로벌 공급망과 효율성을 이유로 해외 생산 비중을 유지해왔고 이 과정에서 양측의 신경전이 이어져왔다.
이번 중동 순방 동행 거절은 트럼프 대통령이 애플에 대한 불만을 다시 한 번 표출하는 계기가 된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 입장에서는 정치적 행사에의 동행이 기업 경영과 직접적 연관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팀 쿡 CEO가 소신 있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애플 등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와 압박이 더욱 거세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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