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버거 프랜차이즈들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대폭 늘어났습니다.
원부자재 비용 상승을 이유로 줄줄이 가격을 인상했지만, 막상 실적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건데요.
구민정 기자가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 기자 】
한국맥도날드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거두며 8년 만에 흑자 전환했습니다.
작년 직영점 매출은 전년 대비 11.8% 상승한 1조 2천500억원을 기록하며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영업이익은 117억원을 기록하며 2016년 이후 첫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한국맥도날드는 메뉴 개발과 신규 매장 출점, 서비스 품질 향상 등을 이번 호실적의 배경으로 꼽았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한국맥도날드가 수개월에 한 번씩 가격을 인상해 온 영향이 큰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 2023년 말, 13개 메뉴 가격을 평균 3.7% 인상한 데 이어 6개월 만인 지난해 5월 16개 메뉴 가격을 평균 2.8% 올렸습니다.
여기에 올해 3월에도 20개 메뉴 가격을 100~300원씩 올리며 비교적 잦은 가격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버거킹을 운영하는 BKR 역시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고도 올해 1월 가격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지난해 매출 7천 927억원, 영업이익 38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4%, 60.4% 증가한 호실적을 기록하고도 일부 메뉴 가격을 100원씩 인상한 겁니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 역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7.7% 증가한 9천954억원을 기록하며 1조원에 가까운 기록을 경신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65개 품목 가격을 평균 3.3% 인상했습니다.
버거 업체들은 하나같이 원자재 가격 상승 및 환율 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밀과 원유 등 버거 원재료 가격은 최근 2년간 오히려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인터뷰(☎) : 최
우성 /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국장
- "(최근 2년간) 원재료 비용 부담이 경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가격을 인상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혼란한 시점을 틈타 이익을 최대한으로 끌어내기 위해 선제적으로 가격 인상을 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이어 최근 소비침체가 우려되는 상황 속에서 버거 업체들의 가격 인상 결정은 '소비 감소'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도 오늘(30일) 제품 가격을 올린 가운데, 역대급 실적 잔치에도 가격을 인상한 업체들이 소비자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매일경제TV 구민정입니다. [ koo.minju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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