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과 기술 경쟁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인공지능(AI) 산업에 '자립자강(自立自强·스스로 서고 스스로 강해진다)'을 주문했다.
미국 등 서방의 기술 봉쇄와 무역 압박에 굴하지 않고 기술 자립을 통해 혁신과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25일 AI 발전과 감독 강화를 위한 제20차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집단학습을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AI는 새로운 기술 혁명과 산업 변혁을 이끄는 전략적 기술로서 인류를 변화시키고 있다"며 "자립자강을 굳게 지키면서 유익하고 안전한 방향으로 AI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은 AI 발전을 매우 중시하고 있으며 최근 몇 년간 중국 AI 종합 역량에서 체계적인 도약을 도모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데이터 자원이 풍부하고 산업체계가 완비돼 있어 응용 분야가 넓다"고 덧붙였다.
특히 "AI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기초 이론과 방법, 도구 등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며 "AI 발전의 주도권을 확고히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단학습은 당의 정책 결정에 대한 객관성·정당성을 높이고 당 지도부 간 단합과 사상 통일을 강화하기 위해 2002년 후진타오 전 주석이 정례화한 제도다.
당 총서기(국가주석)가 주재하며 전문가들과 함께 학습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집단학습에서 AI를 다룬 것은 미래 성장동력으로서 AI 산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한편 미·중 무역전쟁은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무역협상 여부를 둘러싼 미·중 간 진실 공방도 만만치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17일 "중국이 수차례 연락을 해왔다"며 향후 3~4주 내 협상이 타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23일에는 "중국 측과 매일 협상하고 있다"고 했으며 25일에는 "시 주석이 전화를 걸어왔다"고 전했다.
반면 중국 정부는 이러한 사실들을 거듭 부인하고 있다.
지난 24일 중국 상무부는 "미국과 관세를 두고 협상이나 담판을 진행한 적이 없다"며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26일에는 주미 중국대사관이 협상 여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대중을 오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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