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7일(현지시간) 대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조선업·액화천연가스(LNG) 등 지렛대를 활용해 협상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2박 3일간의 베트남 방문 마지막 날인 이날 조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거론한 사업이 조선업과 LNG"라면서 "이는 한국이나 일본 같은 나라가 아니면 안 되는 분야이므로 우리 나름대로 레버리지(지렛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국이나 베트남은 이런 것들을 활용해서 우호적인 차원에서 '당근'을 갖고 미국과 문제를 풀어가려는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도 그런 몇몇 나라와 우선 협상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자는 생각인 것 같다"면서 "그런 면에서 베트남과 대미 협상 결과 정보를 공유하는 등 향후 대응 과정에서 긴밀히 소통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통화 후 "대미 무역흑자, 관세, 조선, 미국산 LNG 대량 구매, 알래스카 가스관 합작 사업, 한국에 제공하는 대규모 군사적 보호 비용 지급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베트남에 46%의 초고율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한 바 있습니다.
조 장관은 이번 방문 기간 르엉 끄엉 국가주석, 팜 민 찐 총리, 부이 타인 선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 등 베트남 지도자들과 만나 미국 관세에 따른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들의 애로 사항을 전달했습니다.
이에 찐 총리 등은 직접 관심을 갖고 관련 사항을 적극적으로 챙기겠다고 밝혔다고 조 장관은 전했습니다.
조 장관은 "베트남 정부가 미국과 협상을 잘해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게 여기 진출한 우리 기업, 우리 경제에도 좋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같은 배를 탄 것'이라며 협상을 잘 해주기 바란다는 기대를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 측과 적극적으로 사전 협의를 해서 베트남 정부가 한국 기업의 입장을 잘 알고 대미 협의 과정에 반영을 시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베트남 측은 원자력발전소, 남북 고속철도 사업 등 베트남의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대한 한국 기업 진출을 환영했으며, 특히 찐 총리는 한국과 원전 사업 협력 의지를 밝혔다고 조 장관은 전했습니다.
이 밖에 "러시아·북한의 불법 군사 협력과 북한의 지속적 도발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북한의 도발 중단을 위해 베트남 측이 건설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면서 "베트남 측은 북한과 접촉 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자국 입장을 일관되게 전달하고 있다면서 계속 긴밀히 소통하자고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 이명진 기자 / pridehot@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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