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샵'으로 유명한 어도비의 경쟁업체인 미국 디자인 소프트웨어 제작업체 피그마(Figma)가 상장을 추진합니다.
피그마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를 위한 서류를 제출했다고 현지시간 15일 밝혔습니다.
피그마의 상장 추진은 2022년 9월 어도비가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가 유럽연합(EU)과 영국 규제당국의 제동에 2023년 12월 계약을 철회한 지 16개월 만입니다.
피그마는 2022년 9월 어도비가 인수를 발표하면서 시장의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발표 당시 피그마는 창업한 지 불과 10년 된 기업으로, 인수 금액 200억 달러(28조5천억 원)는 당시 소프트웨어 업체 인수로는 사상 최대 규모였습니다.
피그마 공동 창업자인 딜런 필드 최고경영자(CEO)도 당시 30대 초반의 나이에 '대박'을 터뜨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EU 집행위원회와 영국 시장경쟁청(CMA)은 어도비와 피그마의 합병이 글로벌 웹 기반 디자인 서비스 분야에서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는 잠정 조사 결과를 발표했고, 이에 어도비는 피그마 인수 계약을 철회했습니다.
어도비는 피그마에 10억 달러의 계약 해지 수수료를 지불했습니다.
피그마의 소프트웨어는 웹사이트 및 앱 프로토타입 공동 작업이 필요한 기업 내 디자이너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이 기업은 연간 6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해 125억 달러의 가치를 평가받았습니다.
피그마의 상장 추진은 미 기업공개(IPO) 시장이 다시 움츠러들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나왔습니다.
올해 미국 IPO 시장은 당초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약속 등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가톤급 관세 부과로 글로벌 무역 전쟁이 격화하면서 시장은 얼어붙었고, 이에 기업들은 IPO를 줄줄이 연기했습니다.
티켓 거래 플랫폼 스텁허브(StubHub)와 선구매 후결제(BNPL)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Klarna)는 이번 주 추진했던 IPO 계획을 미뤘습니다.
또 다른 핀테크 기업 차임(Chime)도 규제 당국에 재무 정보 공개 제출을 미뤘고, 헬스케어 기업 힌지 헬스(Hinge Health)는 4월 말로 예정된 IPO를 앞두고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이나연 기자 / nayeon@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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