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진출한 중국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의 판매 품목이 전방위로 뻗어 나가고 있다.

초저가 생활 공산품 위주로 이목을 끈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업체가 이제는 패션, 신선식품, 가전제품 등으로 영토를 넓히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C커머스 업체들의 판매 품목이 사실상 전 분야로 확장됨에 따라 국내에서 쿠팡·네이버와 본격 맞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라고 경고했다.


31일 알리는 3월 입점 판매자(셀러) 총거래액(GMV)이 전달 대비 152% 증가했다고 밝혔다.

최근 창립 15주년을 맞아 진행한 '328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100개 브랜드 초저가 할인전' '돌아온 1000원 딜' 등 할인 행사를 펼친 결과다.

1000원 딜은 알리가 지난해 3월 '1000억 페스타' 때 선보여 인기를 끈 할인 행사다.

국내외 인기 브랜드 상품을 선착순 한정 수량으로 1000원에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큰 폭의 할인 행사를 펼친 결과, 알리에서는 △컴퓨터·오피스 △식품 △생활가전 △전자기기 △뷰티·헬스 상품군이 매출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알리는 국내 시장 진출 초기에 몇백~몇천 원대 저가 공산품으로 주목받으며 이용자 수를 크게 늘렸지만, 이제는 비교적 단가가 높고 구매층이 안정적인 상품군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3월 초 새로 출시한 '오토(자동차용품)' 카테고리가 대표적이다.

328 프로모션 기간에 오토 상품군의 하루 평균 매출은 행사 직전보다 173% 늘었다.

최근 출시된 '알리익스프레스 신한카드'도 인기다.

이 카드로 알리에서 쇼핑하면 10% 상시 할인을 제공하고 4월까지는 5만원 이상 구매하면 2만원 캐시백 혜택도 추가로 준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알리와 테무는 국내 종합몰 중 월간 활성 이용자 수에서 2·3위 자리를 굳히고 있다.

알리 이용자 수는 2023년 1월 335만명(7위) 수준에서 이듬해 717만명(3위), 올해 1월에는 912만명까지 급성장했다.

테무 역시 이용자 수가 800만명 안팎 수준으로 올랐다.


알리는 패션·신선식품 비중도 늘리고 있다.

국내 판매자 전문관인 'K베뉴'에서 지난 2월 판매된 패션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38배 수직 상승했다.

같은 기간 개인사업자 셀러 입점 수도 180% 증가했다.


알리바바그룹은 최근 국내 쇼핑 플랫폼 에이블리에 1000억원대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이에 에이블리를 운영하는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이사를 등기임원인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알리가 에이블리 경영에 직접 관여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알리·테무가 국내 시장을 본격 공략하면서 기존 선두 주자인 쿠팡·네이버를 추격하기 위해 가격 경쟁력을 크게 높이는 방식을 구사하고 있다"며 "배송력이나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다른 국산 플랫폼들이 C커머스에 시장을 잠식 당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로켓배송을 앞세운 쿠팡이나 배송력을 높이는 네이버와 달리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은 알리·테무에 대한 경쟁 우위가 사라지고 있다는 경고다.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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