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아버님댁에 인덕션·전기오븐 놔드려야겠어요”...보일러 강자의 변신은 무죄

보일러·온수기 강자 경동
‘나비엔 매직’ 브랜드 첫선

인덕션·전기오븐 신사업에
후드 등 환기청정기 결합해
공기질 관리하는 주방시스템
“2028년 매출 1조원 목표”

경동나비엔 관계자들이 주방기기와 환기청정기를 연동한 ‘3D 에어후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동나비엔

인덕션(전기레인지)에서 요리를 시작하자 3D 에어후드가 정면과 양 측면에서 에어커튼을 형성해 요리 매연을 배출한다.

동시에 후드에 연동된 환기청정기가 깨끗하게 걸러진 신선한 공시를 실내로 공급한다.

단순한 주방기기를 넘어 주방기기와 환기청정기를 연동한 경동나비엔의 ‘실내 공기질 관리 솔루션’이다.


김용범 경동나비엔 영업·마케팅 총괄부사장은 지난 27일 경기 평택시 서탄공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요리 매연을 밖으로 빼내려면 단순히 빨아들이기만 해서는 안 되고 공기 흐름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요리해서 연기가 발생하면 후드가 돌고 환기 장치가 새로운 공기를 유입시켜 공기를 순환시키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일러로 유명한 경동나비엔이 새로운 브랜드 ‘나비엔 매직’을 선보이며 주방기기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환기청정기와 주방기기를 연동해 차별화된 실내 공기질 관리 서비스로 쾌적한 주방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게 포인트다.


앞서 경동나비엔은 지난해 5월 SK매직에서 가스레인지·전기레인지·전기오븐 영업권을 인수했다.

같은 해 9월에는 SK매직 생산설비를 평택 공장으로 이전하고 가스레인지 45만대, 전기레인지 26만대, 전기오븐 5만대를 비롯해 연간 생산량을 76만대까지 확대했다.

여기에 기존에 판매하던 레인지후드와 전자레인지를 합쳐 모두 5개를 ‘나비엔 매직’ 상품으로 내세웠다.


김 부사장은 “운용 효율화를 위해 영업마케팅 부문과 제조 부문으로 구성된 ‘생활환경사업본부’도 신설했다”며 “2023년 레인지후드 전문 업체 레베첸 자산을 인수해 확보한 기술력과 생산능력, 경동나비엔이 보유한 환기청정기 비즈니스, SK매직의 브랜드 유산을 잘 결합하면 새로운 사업 모멘텀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동나비엔은 주방기기 시장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 나비엔 매직 판로를 본격 확대한다.

공식 온라인 플랫폼 ‘나비엔 하우스’를 비롯해 쿠팡·네이버 등 이커머스 채널과 하이마트·일렉트로마트 등 오프라인 양판점에 입점한다.

기업 간 거래(B2B)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신규 주택단지 같은 건설사 특판 영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광고 모델로는 TV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우승자인 스타 쉐프 에드워드 리를 발탁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주방기기를 포함한 사업 확장을 통해 국내 매출을 지난해 4115억원에서 창립 50주년을 맞는 2028년 1조원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중 나비엔 매직을 포함한 생활환경사업에서 30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서탄공장 이름을 ‘에코허브’로 바꾸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기존 13만2000㎡(약 4만평) 규모 생산기지를 33만㎡(약 10만평) 규모로 키우고 연간 생산량도 기존 200만대에서 493만대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회사 측은 에코허브를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을 적용한 스마트 팩토리로 진화시킬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생활환경사업 제품과 보일러, 온수기, 숙면 매트 등 기존 주력 제품을 강화하겠다”며 “스마트홈, 냉방 등으로 사업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동나비엔은 1988년 아시아 최초로 콘덴싱 보일러를 개발해 에너지 사용량과 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이는 등 대기질 개선에 기여했다.

이어 2006년에는 환기 시스템을, 2019년에는 공기청정과 환기 기능을 합친 환기청정기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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