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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취임 4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한상의 |
"초불확실성이 가장 큰 적이다.
모든 것이 리스크다.
"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불확실성이 기업 투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진단했다.
최 회장은 25일 서울 상의회관에서 열린 취임 4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불확실성이 커지면 기업이 의사결정을 내리기 힘들어지고 결정을 미루게 된다"며 "불확실성이 너무 커지는 '슈퍼 언논(Super Unknown)' 형태가 계속되면 기업이 결정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 회장이 진단한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네 가지 폭풍은 세계 통상 질서 변화, 인플레이션, 인공지능(AI), 한국 정치다.
그는 기업·정부 '원팀'을 강조하며, 수출 주도형이 아닌 새로운 경제 모델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제조업이 계속 가려면 AI를 활용해 경쟁사보다 뛰어난 제조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전했다.
AI에 대해선 "한국은 소버린 대규모언어모델(LLM)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전 세계 순위는 10위 밖"이라며 "AI 종속국가로 전락하는 걸 막기 위해 AI 인프라스트럭처를 제대로 만들고 한국만의 AI LLM을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지난달 미국 워싱턴DC에서 만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의 면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최 회장은 "러트닉 장관이 시간을 쪼개서 한국 사절단을 만나줬다"며 "대부분의 이야기는 투자였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최근 8년간 미국의 대한 국 무역 적자 80%는 한국이 외국인직접투자(FDI) 형태로 미국에 투자했기 때문에 발생했다"며 "FDI에는 중간재 수입 등이 뒤따른다"고 말했다.
SK그룹의 미국 투자에 대해서는 "계획된 투자는 변동 없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38억7000만달러를 투자해 AI 메모리용 패키징 생산기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조지아주의 SK온·현대자동차 배터리 합작 공장은 내년 1분기부터 생산을 시작한다.
최 회장은 지속적인 FDI와 미국 상품 수입 확대도 미국 측에 전했다.
최 회장은 "에너지는 어차피 수입해야 하고 중동 의존도가 컸는데 가격·조건만 제대로 맞으면 미국산 에너지를 더 이용할 수 있다"며 "한미 모두 이익을 볼 수 있는 시너지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도 꼼꼼히 챙기고 있다.
그는 오는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 CEO서밋 의장이다.
특히 최 회장이 신경 쓰는 부분은 숙소다.
APEC엔 각국 정상들과 글로벌 CEO를 포함해 약 2만명이 모이는데, 경주 지역 호텔만으로는 수용하기가 쉽지 않다.
최 회장은 "APEC 기간 숙소로 사용할 크루즈선을 띄우기 위해 최근 포항에 다녀왔다"며 "부두 등 접안시설을 살펴봤다"고 전했다.
상의는 포항 영일만 신항에 크루즈선을 운영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상법 개정과 주52시간 적용 예외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정승환 재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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