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점유율 3% ‘다음’ 떼어낸다…노조 “사실상 구조조정 결사반대”

카카오그룹 노동조합이 19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토종 포털 다음의 분사에 반대했다.

[사진 = 뉴스1]

카카오그룹이 토종 포털 ‘다음’을 분사한다는 소식에 노동조합이 반대 시위에 나섰다.

카카오는 검색·콘텐츠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발표했지만, 경영진의 실책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행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크루유니언이 19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아지트 광장에서 무분별한 분사 반대와 임금및단체협상 결렬을 예고하는 집회를 열었다.


카카오는 지난 13일 다음의 본체인 카카오 콘텐츠 사내독립기업(CIC)을 분사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지난 2014년 다음을 운영하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을 흡수한 뒤 지난 2023년 다음을 CIC로 분리한 바 있다.

지난달 기준 다음의 국내검색시장 점유율은 3%에도 미치지 못한다.


카카오는 “콘텐츠 CIC의 재도약을 위해 분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켜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환경과 빠른 의사결정 구조를 갖춰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조는 카카오가 서비스 존폐와 같은 구체적 운영 방안이나 인력에 대한 처우 등 논의를 거치지 않고 분사를 통보한 것은 불합리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또 지분매각 가능성을 열어 둔 만큼 구조조정이나 다름이 없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그동안 카카오의 위기는 대책 없는 분사로 시작됐다”며 “카카오커머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등 수많은 계열사의 분사·매각 과정에서 겪은 혼란과 위험은 온전히 노동자들의 몫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콘텐츠 CIC 분사 후 폐업을 하거나 지분이 누락돼 사업을 축소한다면 문제는 더 커지지만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장기적인 운영 계획과 구체적인 비전도 밝히지 않은 즉흥적 결정으로 800명에 가까운 노동자들의 삶이 위협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승욱 카카오지회 지회장은 소형 텐트를 치고 단식 농성에 돌입하기로 했다.


노조는 “다수의 계열사에서 교섭이 교착 상태”라며 “지난해 포털업계 보수 1위는 카카오 홍은택 전 대표이사로 30억원이 넘고, 적자폭이 커지면서 어려움을 겪는 카카오게임즈 조계현 전 대표는 실적이 나빠져도 보수는 늘어나 상반기에만 22억원을 받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사회적 신뢰 회복을 목표로 경영 쇄신을 공언했지만 이번 분사·매각 결정은 이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라며 “무책임한 분사와 매각을 저지하고 모든 계열사와 함께하는 공동교섭 공동투쟁으로 임단협을 체결하겠다”고 발언했다.


노조는 오는 26일로 예정된 주주총회 이전까지 임단협에 진전이 없을 시 일괄 결렬을 선언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임직원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최선의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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