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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고성능 AI 추론 모델 '딥시크-R1'을 공개하자 AI 업계는 일제히 충격에 빠졌다.

알리바바는 이달 7일 AI 모델 'QwQ-32B'를 발표하면서 새 인공지능 모델이 '딥시크-R1' 수준과 대등하다고 주장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파일럿(Copilot)'에서 사용하던 오픈AI 모델을 자체 개발하는 AI 모델로 교체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I 생태계는 격변기를 맞이했다.

오픈AI의 아성에 도전하는 중국 업체들이 우후죽순 나타나고, 자체 AI 모델을 개발하는 대기업들이 늘어나는가 하면, 기존의 동맹이 해체되고 새 동맹이 결성되며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간 합종연횡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정부는 이처럼 급변하는 AI 생태계의 흐름에서 국내 스타트업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AI 스타트업 육성을 통한 AI 활용 확산 방안'을 발표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AI 서비스와 솔루션을 개발하는 AI 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하고, 현재 28% 선인 중소기업 AI 활용률을 2027년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AI 유니콘도 5개 육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AI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올해는 융자와 보증 등 중소기업 신규 유동성 공급총량 자금으로 배정한 9조8000억원의 60%인 5조7000억원을 AI·반도체 등 혁신성장 분야에 집중 지원한다.

2027년까지는 정부와 민간 자금을 합쳐 약 3조원 규모의 AI펀드를 조성해 AI 스타트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크게 늘린다.


성공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연구개발(R&D)이 반드시 필요한 AI 기술에 대해서는 최대 100억원을 제공하는 고위험·고성과 R&D 사업을 통해 집중 지원한다.

중기부는 중소기업 R&D 신규 예산 3301억원의 50% 이상을 AI를 포함한 전략기술 분야에 투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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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가 중장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 먼저 제시한 것은 분야별 AI 스타트업 역량 강화다.

기업 간 협력하는 방식의 AI 모델 개발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산업계 전반에서 AI 도입에 속도를 내는 만큼, 특정 기기나 특정 산업에 집중해 설계하는 AI 기술 개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기부는 올해 규모를 크게 키운 'AI 초격차 챌린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중기부는 지난달 '온디바이스' AI와 '버티칼 AI' 두 분야에 지원 화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소형언어모델(sLLM), 인공지능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제조 AI 등 5대 고성장 AI 분야의 유망 인공지능 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하는 '초격차 AI 스타트업 레벨업 전략'의 일환이다.


온디바이스는 AI 반도체를 활용해 중앙 클라우드 서버 없이도 특정 스마트기기 내에서 빠르게 자체 정보 수집·연산이 가능한 AI다.

반면 버티칼 AI는 특정 산업이나 제품에 집중해 설계된 AI 시스템으로, 범용성은 낮지만 해당 산업 내에서는 고도로 특화돼 신뢰성 높은 결과를 제공하는 AI다.


지난해 LG전자 노트북으로 시작했던 온디바이스 AI 개발 프로그램은 올해 6개 분야로 확대됐다.

LG전자의 스마트TV, 라이프스타일 스크린, 이어폰과 스피커, 노트북 등 IT기기, 투명 OLED등 디지털 사이니지, 냉장고 등 스마트가전의 각 분야에서 바로 접목이 가능한 AI 기술을 개발하는 기획이다.

올해는 15개 스타트업을 선정하며, AI 모델 개발, 개념 검증 등에 최대 1억원을 지원한다.

LG전자가 사업부를 매칭해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인텔에서는 개발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도구세트, AI칩 활용 교육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협업 결과 성과가 우수한 스타트업 AI 기술은 LG전자 제품에 탑재해 매출까지 확보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신설된 버티칼 AI 프로그램에서는 퀄컴이 선정한 4개 분야(자율주행 로보틱스, 차량용 AI카메라 기반 AI 엣지박스, 인스펙션 드론, 산업용 핸드헬드기기) 에서 중소·벤처기업과의 협업을 지원한다.

자율주행 로보틱스 분야에서는 인티그리트, 차량용 AI카메라 기반 엣지박스에서는 디텍, 인스펙션 드론에서는 아르고스다인, 산업용 핸드헬드기기에서는 블루버드가 참가한다.

성과가 우수한 스타트업의 AI 기술은 퀄컴이 신규 거래처 또는 국제 파트너사와 연계해 세계 진출 판로를 확보하기로 했다.


중기부는 AI 초격차 챌린지를 시작으로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팹리스)과 반도체 위탁생산기업이 협업하는 '팹리스 챌린지', 공공기관 기반시설을 활용해 공공구매를 지원하는 '기후테크 챌린지', 중견기업과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중견기업-스타트업 챌린지'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오영주 장관은 "AI 기술이 TV, 세탁기, 시계와 같은 일상 제품에까지 적용되는 시대가 왔고, 이런 상황에서 중기부와 스타트업, 중소기업 모두가 위기의식을 가지고 대비해야 한다"며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잘할 수 있는 특화 AI 서비스 분야에 집중해 AI 국가대표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AI 기술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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