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인 가운데 한동안 침체했던 비강남권의 거래량 증가가 두드러졌습니다.
강남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아파트값 상승폭이 커지면서 비강남 지역으로 매수세가 번지는 모습입니다.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까지 취합된 서울 아파트 2월 거래신고 건수는 총 2천537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2월 계약분의 거래신고 기한(30일)이 이달 말까지로 아직 한 달 가까이 남아 있지만 벌써 1월 신고분(3천295건)의 77%까지 올라선 것입니다.
특히 종로·강북·강동·양천구 등 4곳은 현재까지 신고된 2월 계약 물량이 이미 1월 거래량을 넘어섰습니다.
아파트 재고 수가 많지 않은 종로구가 지난달 26건이 신고돼 전월(20건)보다 130%가 증가했습니다.
또 강북구가 57건이 신고돼 1월(50건)의 114%, 강동구가 189건의 계약분이 신고돼 전월(184건)의 103%를 기록했습니다.
현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일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양천구도 지난달 115건이 팔려 이미 1월(114건) 거래량보다 많아졌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성동구(96%)와 금천구(95%), 동대문구와 관악구(각 91%) 등 4개 구는 현재까지 신고된 2월 거래량이 전월의 90%를 넘었습니다.
은평구(88%), 노원구(87%), 도봉구(83%) 등 강북지역 2월 거래 신고 물량도 1월의 80% 이상입니다.
현지에서는 강남 허가구역 해제 기대감으로 강남권 집값이 크게 오른 데다 2월 기준금리 인하 효과까지 더해져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오른 비강남권으로 매수세가 확산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중개사무소 대표는 "강남이 크게 오르니 이쪽도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2월 들어 거래가 많이 됐다"며 "급매물이 소진되고 호가도 상승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비해 최근 아파트값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강남권은 2월 거래량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주춤한 분위기입니다.
강남구만 지난달 154건이 신고돼 전월(190건)의 81%를 차지했으나 송파구(148건)와 서초구(80건)는 지금까지 거래 신고 건수가 1월 거래량의 각각 50%와 43%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1월 오세훈 서울시장이 강남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강남지역 아파트 거래가 늘고, 가격이 급등하면서 2월 들어 매수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주춤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까지 신고된 2월 거래 건수로는 강동구(189건)가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노원구(185건), 성동구(169건), 강남구(154건), 송파구(148건), 영등포구(136건), 성북구(133건) 등의 순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면 2월 거래량이 4천건을 넘어서며 작년 8월(6천531건) 이후 최다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거래량이 늘면서 가격도 상승세입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 기준으로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11% 올라 전주(0.06%)보다 오름폭이 커졌습니다.
강남 4구가 있는 동남권의 아파트값이 2주 전 0.24%에서 지난주 0.36%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성동구(0.10%)·마포구(0.09%)·용산구(0.08%) 등 '마용성'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폭이 커졌고, 그외 강북지역도 하락폭이 줄거나 오름폭이 확대됐습니다.
[ 이유진 기자 / ses@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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