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1학년 김서준 군(가명)은 수학을 공부하다 모르는 문제가 나타나면 스마트폰부터 찾는다.

모르는 문제 사진을 찍어 콴다 애플리케이션에 올리면 곧바로 생성형 인공지능(AI)이 풀어주기 때문이다.

그는 "공부하다가 막히면 선생님부터 찾을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한국 교육 서비스가 AI 기술을 만나 전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국내 사교육은 뛰어난 서비스 질을 갖췄음에도 그동안 언어장벽 등으로 인해 글로벌에 진출하는 데 한계가 있었지만, AI를 활용해 글로벌 고객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2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AI 수학 학습 플랫폼 콴다는 최근 월간활성사용자(MAU) 800만명을 확보했다.

이 가운데 국내는 130만명에 그치고 나머지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이용자가 차지했다.


콴다는 광학문자인식(OCR) 기술을 활용해 모르는 문제를 사진으로 촬영하면 AI가 5초 안에 풀이를 제공하는 AI 학습 플랫폼이다.

단계별 풀이와 힌트 제공, 개별 학생 맞춤형 설명 등 다양한 학습 방식을 지원한다.


콴다가 국내보다 더 많은 해외 고객 공략에 성공한 것은 학습용 플랫폼 경쟁력의 핵심인 문제 데이터를 AI 기술을 활용해 대거 확보했기 때문이다.

2016년부터 최근까지 콴다가 축적한 수학문제 데이터는 2300만개, 이를 이용한 문제풀이 서비스 횟수는 70억건에 달한다.

문제풀이를 AI가 하고, 이렇게 해결한 데이터가 다시 AI 학습용 데이터베이스(DB)로 활용되면서 자연스럽게 서비스 질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독보적인 OCR 기술로 복잡한 수학 수식은 물론 9개국 언어까지 빠르게 인식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것도 글로벌 시장 진출에 큰 무기가 됐다.

그 덕분에 현재 콴다는 한국어를 포함해 영어, 일본어,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 태국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등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유병우 콴다 AI사업 기술이사는 "일반 텍스트와 수식을 구별해 인식하는 방식을 택했고 이를 통해 원천기술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초기에는 일일이 문제를 촬영해 DB를 구축했지만, 최근 들어 사용자가 늘면서 데이터가 자동으로 축적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전체 이용자 가운데 초등학생은 10%,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각각 45%를 차지하고 있는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이용 비율이 높아진다.

콴다 서비스의 문제풀이 정확도는 95%에 달한다.


콴다의 가능성에 주목한 KT는 2023년 콴다 개발사 매스프레소에 100억원을 투자했다.

최근에는 콴다 서비스가 포함된 구독 요금제도 출시하며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현재 콴다에 등록된 선생님은 11만명에 달하는데, 학생들은 선생님에게 콴다 앱을 통해 질문할 수 있다.

특히 콴다는 사교육 1번지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오프라인 학원을 운영하며 자체 보유한 수학문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내신 대비 빈출 문제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오프라인 학원에서 축적된 교육 서비스를 온라인 강의로 전환하면 고스란히 교육 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고, 언어장벽만 해소하면 글로벌 진출도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콴다는 대규모 데이터를 바탕으로 향후 AI가 스스로 문제를 만드는 기술 또한 개발할 예정이다.


다른 기업들도 최근 급성장하는 글로벌 에듀테크 시장에 주목하며 잇달아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삼일PwC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전 세계 에듀테크 시장 규모는 2030년 8000억달러(약 115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지난해 11월 한국교육방송공사(EBS) 등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교육용 스마트 디스플레이 'LG 전자칠판'에 EBS의 콘텐츠 플랫폼 서비스를 탑재했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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