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상징하는 3개의 도로 통일로 세종대로 퇴계로가 시작되는 서울역 앞. 연세대 세브란스 빌딩 옆에는 1970년 '역전주유소'가 들어섰다.

국내 최초 대형 주유소로 GS칼텍스가 약 50년 동안 운영해온 이곳은 지난해 9월 'BMW 차징 허브 라운지'로 탈바꿈했다.

과거 서울의 '엔진'을 움직였던 가솔린이 미래 동력인 전기로 바뀌는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BMW 차징 허브 라운지는 BMW그룹이 전 세계 최초로 구축한 라운지형 급속 충전소다.

단순한 충전소의 개념을 넘어 충전하는 동안 대기하는 시간을 보다 가치 있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모토로 마련했다.

BMW차량뿐만 아니라 모든 브랜드 전기차 사용자가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도보로 방문한 BMW 차징 허브 라운지는 전기차 충전소라는 느낌보다 고급 카페에 방문한 것 같았다.

입구 오른편에는 커피 라운지뿐만 아니라 각종 케이크류를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왼편에는 안락의자들이 자리한다.

혼자 앉아 노트북 컴퓨터를 두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바 테이블과 더불어 2인이 대화할 수 있는 공간, 십여 명이 둘러 앉을 수 있는 구성의 자리까지 갖춰져 있다.




부드러운 톤의 조명으로 꾸며진 이 공간은 5성급 호텔 브랜드 파르나스가 운영한다.

30석 규모로 꾸며진 이곳에는 안마의자, 스마트 모니터, 공기청정기 등을 배치했다.


이 공간의 백미는 입구를 기준으로 왼쪽에 마련된 통창이다.

완전한 카페처럼 느껴졌던 공간은 통창 너머로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들을 보고 나서야 충전소임을 알 수 있었다.

바 테이블 일부를 제외하면 라운지 내 어느 자리에 앉아도 창을 통해 충전 중인 차량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테이블과 의자의 구성도 세심하게 배려했다.

특히 각각의 충전소 위쪽에는 대형 디스플레이가 마련돼 차량의 충전 상태가 어떤지를 알기 쉽게 표시한다.

5성급 호텔의 서비스를 누리다가도 차량이 완충되면 언제든 인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실물을 보기가 어려운 온라인 한정 에디션 모델을 전시한다는 점 역시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부분이었다.

이날 방문한 라운지 한편에는 플래그십 전기 세단 'i7 M60'의 LPGA 에디션이 전시돼 있었다.

차량 내부 탑승도 가능했다.

BMW 브랜드가 아닌 차량으로 이 충전소를 방문한 운전자라면 BMW코리아의 서비스와 전시된 온라인 에디션을 보고 "다음 차는 BMW로 가볼까"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충전 공간에는 'ㄱ'자로 꺾인 곳에 200㎾급 급속충전기 총 6기가 마련됐다.

입구와 통로 공간이 넓어 모든 충전기가 꽉 차도 차량이 진출입하기에 무리가 없어 보였다.

BMW코리아는 이들 충전기를 향후 350㎾급 초급속 충전기로 전환할 계획이다.


'플러그 앤 차지'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도 특징이다.

BMW는 2022년 한국전력과 플러그 앤 차지 서비스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별도의 결제 절차 없이 충전 케이블을 연결하는 것만으로 차량 정보가 인식돼 사용자 인증부터 결제까지 한번에 이뤄진다.


충전기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부분은 자리마다 중앙부에 마련된 하부 스프링클러다.

이 시설은 차량 화재 발생 시 차량 하부에 위치한 배터리에 직접 물을 분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뿐만 아니라 이 공간에는 3중 천장 스프링클러, 열화상 CCTV, 질식소화포 등 전기차 화재 시 대응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장치가 갖춰져 있다.




국내 기업들과의 협업 노력도 돋보였다.

전시 공간을 둘러싸고 있는 대형 사이니지, 차량 정보를 띄우는 투명 디스플레이는 모두 LG 디스플레이 제품이다.

충전기는 LG전자가 개발했다.

BMW 차징 허브 라운지 이용 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충전기 자체는 연중 무휴로 이용할 수 있다.


BMW코리아는 2023년 말부터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질적·양적 확대를 도모하는 '차징 넥스트' 프로젝트를 전개해왔다.

경주·주문진 등 전국 각지 랜드마크에 차징 스테이션을 선보였고 지난해 차징 허브 라운지 개소로 전기차 충전 경험의 질적 제고에도 주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BMW코리아는 전국 고객 생활 반경과 지역 거점을 중심으로 지난해 12월 기준 충전기 2125기를 설치한 상태다.

올해는 충전기 총 600기를 추가로 구축할 계획이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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