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전환 선언 후 하락세
석유·가스 사업 집중 압박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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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P <사진=EPA 연합뉴스> |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영국 석유 대기업 BP의 지분을 확보했다고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엘리엇의 보유 지분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BP가 친환경 사업에 중점을 두는 전략 변화 이후 경쟁력 악화와 주가 폭락에 시달리면서 엘리엇의 공격 대상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5년간 BP 주가는 5.06% 주저 앉았다.
같은 기간 경쟁사 쉘은 37.27%, 엑손모빌은 79.54%에 달하는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엘리엇이 지난 수년 간 그린에너지 프로젝트를 추진했던 BP가 석유·가스 사업에 다시 집중하도록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앞서 지난 2020년 버나드 루니 당시 BP 최고경영자(CEO)는 석유시대가 막을 내렸다는 판단 하에 ‘2050년 넷제로’ 달성을 목표로 친환경 사업을 늘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루니 전 CEO가 이렇다 할 성과 없이 사내연애 논란으로 2023년 9월 전격 사임하면서 BP의 친환경 어젠다도 길을 잃었다.
그의 뒤를 이은 머리 오친클로스 CEO는 재생에너지 자산을 매각하고 화석연료 프로젝트 재개발을 위한 협상에 나서는 등 전임자의 탈탄소 전략을 되돌리는 방향으로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BP는 2026년까지 연간 비용을 20억 달러(약 2조9000억 원)가량 줄이겠다는 목표로 사업 포트폴리오 단순화와 경영 효율화를 추진 중이다.
지난달 전체 직원의 5% 이상인 약 4700명을 해고하고 계약직 직원 수도 줄이겠다고 밝혔다.
지난 4일에는 독일 정유 시설 매각 계획을 발표하고 나섰다.
한편 BP는 지난해 영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블루벨 캐피털 파트너스의 공격 대상이 되기도 했다.
블루벨은 당시 BP가 석유·가스 사업을 축소하고 수익성이 낮은 그린에너지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며, 이 같은 탈탄소 사업을 적극 지지한 헬게 룬드 이사회 의장을 해임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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