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년 역사 가진 게르하르디
세계적 기업에 그릴·크롬 공급
전기차로 전환 격변 못 버티고
파산 신청해 1500명 직원 위기
‘나폴레옹의 독일·경제대공황·세계대전도 버텼다.
그런데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메르세데스 벤츠에 빛나는 삼각별 엠블럼을 납품하는 업체로 유명한 플래스틱 사출업체인 ‘게르하르디’가 파산을 신청했다.
독일 경제의 중추인 폭스바겐부터 자동차 산업의 생태계를 구성하는 중소 협력사들이 동반 붕괴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21일 블룸버그통신은 독일 게르하르디가 커져가는 비용 상승과 수요 감소 여파로 지난달 파산을 신청해 1500여명의 직원들이 불확실한 미래에 내몰렸다고 보도했다.
1796년에 설립된 게르하르디는 금속 제품 제조를 시작으로 세계대전을 기화로 독일의 자동차 붐을 타며 고공성장했다.
사출 성형과 핫 스탬핑 기술을 기반으로 메르세데스 벤츠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에 부착되는 삼각별 엠블럼을 비롯해 핸들과 각종 크롬 트림을 공급했다.
그런데 게르하르디가 납품하는 독일 완성차 업체들이 판매 부진을 겪으면서 급격한 수요 감소가 이어졌고 결국 파산 신청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구멍이 송송 뚫린 다양한 형태의 내연엔진 차량용 그릴은 공기를 통과시켜 엔진과 냉각수 열을 식혀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리튬이온 전지로 구동하는 전기차 시대에서 이 부품은 엔진이라는 쇳덩어리와 함께 쓸모가 없어진 대표적인 플래스틱 부품이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내연차 부진과 전기차로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량을 줄이면서 게르하르디는 경영 위기에 몰린 수 백개의 유럽 자동차 공급망 중소업체 중 하나가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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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게르하르디 홈페이지 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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