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이 대표이사 해임안 등을 두고 다시 표 대결을 벌입니다.

오늘(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서울시교통회관에서 한미약품[128940] 임시주주총회가 개최됩니다.

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008930] 주도로 열리는 이번 임시주총의 주요 안건은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와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한양정밀 회장)를 해임하고 박준석·장영길 사내이사를 선임하는 건 등입니다.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 주주인 신동국 회장과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 킬링턴 유한회사 등 '4인 연합'과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 등 '형제 측'은 올 초부터 경영권 다툼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형제 측은 이날 임시주총을 통해 4인 연합 측 인사인 박 대표와 신 회장을 해임하고 형제 측 인사로 분류되는 박 사내이사와 장 사내이사를 한미약품 이사회에 진입시켜 형제 측에 유리한 구도로 바꾸려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현재 한미약품 이사회는 4인 연합 측 인사 6명과 형제 측 인사 4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다만 해임은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한 특별결의 안건인 만큼 통과 여부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앞서 지난달 열린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에서는 4인 연합 측이 이사회 구도를 기존 4(4인 연합)대 5(형제 측)에서 6대 5로 뒤집으려고 시도했지만, 이사 수를 확대하는 정관변경의 안이 출석 주주 3분의 2의 동의를 받지 못하면서 이사회 구도가 5대 5 동수로 바뀐 바 있습니다.

한미약품 지분 구조는 한미사이언스 41.42%, 신 회장 7.72%, 한양정밀 1.42%, 국민연금 9.43% 등이다. 소액주주 지분은 약 39%로 추산됩니다.

비록 한미사이언스가 지분 41.42%를 보유하고 있지만 국민연금과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잇따라 해임에 반대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안건이 통과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앞서 지난주 국민연금은 박 대표와 신 회장 해임에 대한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보고 이들에 대한 해임 건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들의 해임을 전제로 하는 사내이사 박준석·장영길 선임 건에 대해서도 반대하기로 했습니다.

세계적 의결권 자문사 ISS와 글래스루이스도 이달 초 박 대표와 신 회장 해임에 반대했고 서스틴베스트·한국 ESG 평가원 등 국내 자문사 4곳도 국내 기관투자자들에게 전달한 보고서에 해임 반대 권고를 담았습니다.

업계는 4인 연합과 형제 측이 하루빨리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는 모습입니다.

분쟁이 장기화하면 한미약품그룹 경영 상태가 더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한미약품의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1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1.4% 감소했고, 한미사이언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37.2% 줄어든 224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 길금희 기자 / golden@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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