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카페로 만들었더니 핫플 됐네”...도시의 골칫거리 먼저 해결 나선 이웃나라

지난해 ‘빈집대책특별법’ 개정
방치땐 세금 관련 페널티 부과
카페 등 시설활용 촉진구역 설정

외국인들 ‘빈집은행’ 이용 인기

빈집을 개조해 만든 가나자와의 바 [교도 = 연합뉴스]
지난 1월 발생한 지진으로 피해를 입었던 일본 이시카와현 주스시(市) 한 마을에선 붕괴된 가옥 해체 작업이 아직도 진행 중이다.

예전부터 많은 빈집들 관리 미비로 방치돼 있다가 지진이 덮치니 한꺼번에 무너져 내려버렸다.


일본 빈집은 지난해 기준 전국적으로 900만채 이상에 달해 5년 전 조사보다 51만채 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주택 중 방치된 빈집이 차지하는 비율도 5년 전 대비 0.2%포인트 늘어 13.8%로 최고치였다.

방치된 빈집은 2003년부터 2023년까지 20년 새 1.8배 늘었다.


지방과 교외뿐만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빈집 비율은 꾸준히 느는 추세다.

도쿄 도심인 23구로 한정해 봐도 빈집 수는 1958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노무라연구소는 2038년 빈집 비율이 31.5%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일본 도쿄의 빈집. 사진과 기사는 관련 없음. [EPA = 연합뉴스]
빈집 등 방치된 건물은 슬럼화로 미관 문제를 부를 뿐만 아니라 치안·위생 문제를 일으키고 화재·붕괴와 같은 재난 피해 우려도 높인다.


빈집 문제는 일본 경제가 겪고 있는 인구 감소에 따른 ‘재패니피케이션’(일본화)의 부산물이다.

고령화율이 30%에 육박한 일본은 한국에 앞서 이미 20여 년 전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인구 감소가 장기간 진행되면서 빈집 문제는 오래전부터 일본 사회의 심각한 난제로 떠올랐다.


빈집이 장기간 사회문제로 커지면서 일본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다각도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해왔다.

2015년 ‘빈집 대책 특별조치법’을 전면 시행하며 체계적인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왔다.


지난 1월 3일 일본 이시카와현에서 지진이 나자 시카마치에서 물을 배급받고 있는 주민들. [교도 = 연합뉴스]
이 법은 지자체로 하여금 빈집 소유자에게 철거나 관리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강제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붕괴 위험이 있는 빈집에 대해서는 강제로 철거를 집행하거나 매각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또 일본 정부는 전국 빈집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지자체와 함께 데이터를 공유하고 활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개정된 ‘빈집 대책 특별조치법’의 경우 철거보다 활용에 방점이 찍혀 있다.

지자체가 빈집을 카페나 상점, 숙박시설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지역인 소위 ‘촉진구역’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일본 정부는 개정안 시행 이후 5년간 100곳이 촉진구역으로 지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자체가 시민단체 등과 손잡고 빈집 수리와 관리를 대행하거나 가게를 내려는 자영업자와 연결해주는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또 일본은 2000년대 중반부터 지방 지자체들을 중심으로 ‘빈집은행’ 제도를 확산시켜 왔다.

빈집 은행은 지자체들이 빈집 정보를 온라인 플랫폼에 등록해 저렴한 가격에 임대하거나 매매를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귀농이나 귀촌을 꿈꾸는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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