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우리만 잘 나오면 돼”…美연준, 금리인하 속도 더 늦춘다

3분기 경제성장률 확정치
잠정치보다 0.3%P 높아
2분기째 3%대 성장 기록
수출 늘고 내수소비도 탄탄

지표 호조속 인플레 우려에
연준 ‘매파’ 기조 유지할 듯

지난 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항구의 부두에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는 모습이. [AP = 연합뉴스]
미국 경제가 왕성한 소비에 힘입어 올해 3분기에 예상보다 높은 3.1%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시장도 여전히 뜨거워 앞으로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더 느려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3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확정치가 3.1%(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로 집계됐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한 달 전에 발표된 수정치(2.8%)보다 0.3%포인트 상향 조정된 수치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2.9%)도 웃돌았다.


이에 따라 미국 성장률은 2분기(3.0%)에 이어 두 개 분기 연속 3%대를 유지했다.

미국 GDP 성장률은 속보치, 수정치, 확정치 등 세 차례에 걸쳐 데이터를 점진적으로 보강해 발표된다.


상무부는 3분기 성장률 상향 조정과 관련해 개인소비와 수출이 더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GDP에서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개인소비는 3분기에 전 분기 대비 3.7% 증가해 수정치 대비 0.2%포인트 상향됐다.

개인소비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4.9%) 이후 가장 컸다.


전문가들은 임금 증가세 둔화, 가계저축 고갈 등을 이유로 개인소비가 하반기 이후 둔화할 것이란 예측을 내놨지만 소비는 꺾이지 않았다.

수출은 3분기에 9.6% 증가해 수정치 대비 2.1%포인트 올랐다.


고용 시장도 여전히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2만건으로 한 주 전보다 2만2000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3만건)를 밑돈다.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활황이라는 지표가 나타나자 전날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의 후폭풍이 시장에 거세게 불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국채 장·단기금리 차는 30개월래 최대를 기록했다.

이날 2년물 금리는 0.04%포인트 하락한 4.31%, 10년물은 0.08%포인트 오른 4.59%에 거래돼 장·단기금리 차가 0.28%포인트를 기록했는데, 이는 2022년 6월 이후 가장 크게 벌어진 것이다.

이 같은 금리 차 확대는 투자자들의 장기물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지난 18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EPA = 연합뉴스]
파월 의장은 앞서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금리 인하) 과정에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금리 추가 조정 속도를 늦추는 적절한 시점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날 연준은 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내년 기준금리 인하 횟수를 스몰컷(0.25%포인트 인하) 기준 2회로 전망해 9월에 제시한 4회보다 크게 줄였다.


일각에서는 내년 기준금리 인하가 아닌 인상설까지 제기됐다.

필 서틀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2분기에 관세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오르고 연준이 7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제이미 맥기버 로이터 칼럼니스트는 “내년에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 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향후 미국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 전망에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해외 중앙은행들이 자국 통화 가치를 방어하는 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6개국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 지표인 달러인덱스는 이날 108.48까지 상승해 2022년 11월 이후 2년1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중앙은행은 이날 달러 대비 헤알화 값이 6.300헤알로 역대 최저를 기록하자 30억달러(약 4조3500억원)를 시장에 투입했지만 헤알화 하락을 막지 못했다.

이에 50억달러(약 7조2400억원)를 추가 투입한 뒤에야 헤알화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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