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중소기업 단암시스템즈
시차출퇴근제·반반차 제도 등
직원 일·가정 양립 적극 지원
청년 인재 찾는 회사로 변모
고용부 ‘청년친화기업’ 선정
“월급만큼 복지도 취업기준”
방위산업 중소기업 단암시스템즈에 다니는 입사 11년 차 양재호 과장은 육아를 위해 시차 출퇴근제를 시작했다.
출근 시간을 1시간 당겨 오전 8시에 회사에 나오는 대신 오후 5시에 퇴근해 어린이집에 다니는 자녀를 픽업한다.
또 한 달에 한 번씩 1시간 일찍 조기 퇴근하는 ‘과로방지일’을 활용해 자녀와 공원을 산책하기도 한다.
양 과장은 “시차 출퇴근제를 시작한 뒤 가족과 저녁 식사를 하는 날이 많아졌다”며 “일과 가정 사이 균형 있는 생활을 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워라밸’을 중시하는 근로 문화가 확산되면서 대기업 못지 않은 근로 조건을 갖춘 중소기업이 부각되고 있다.
무인기와 위성 발사체의 주요 통신·항법 장치를 생산하는 단암시스템즈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시차 출퇴근제를 운영해 오전 8~10시 사이 30분 단위로 출근 시간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한 달에 하루는 7시간만 근무하는 ‘과로방지일’도 운영한다.
연차도 2시간 단위의 ‘반반차’로 쓸 수 있다.
직원 생산성과 의욕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도 도입했다.
연구능력 향상을 위해 석사·박사 과정을 다니는 직원에게는 학자금을 지원하고, 논문과 특허를 생산하거나 사내 시스템 개선방안을 건의한 직원에게 포상금을 지급한다.
동아리 활동 지원과 복지포인트도 자랑할 만하다.
한 직원은 “복지포인트를 활용해 체육시설을 이용하거나 문화생활, 쇼핑 등도 즐길 수 있다”며 “중소기업이긴 하지만 복리후생과 고용 안정성 측면에서 대기업에 못지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성혁 단암시스템즈 대표는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대기업만큼 복지 제도를 운영하는 데 한계가 있지만 직원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직원의 근로 조건과 복지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수록 장기 근속이 이뤄지고, 업무 생산성과 기업 이미지 개선 효과도 누릴 수 있다”며 “직원 삶의 질 개선이 회사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단암시스템즈는 고용노동부로부터 청년이 선호하는 근로 환경을 갖춘 중견·중소기업으로 인정받아 ‘청년친화강소기업’으로 선정됐다.
2016년부터 시행된 청년친화강소기업 제도는 △일·생활 균형 △임금 등 보수 △고용 안정 △혁신 역량 △기업 문화 △공정채용 확산 등을 평가해 선발한다.
지난해부터 선정 기준을 강화해 규모를 종전 연간 1000곳에서 500곳으로 줄이고, 대신 인증 기간은 1년에서 3년으로 늘렸다.
선정된 기업에는 정부 차원의 기업 홍보와 재정 금융 우대를 비롯한 각종 혜택이 주어진다.
특히 대학생 서포터즈 탐방, 기업 홍보영상 제작, 기업 방문의 날 행사 추진 같은 정부 지원 사업에서 가점이 주어지기 때문에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우수한 청년인재를 채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실제 청년친화강소기업으로 선정된 중견·중소기업은 월급도 일반 기업에 비해 높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청년친화강소기업의 평균 임금은 317만9000원으로 일반 기업보다 108만1000원 많았다.
청년 신규채용 역시 연간 13.8명으로, 일반 기업 4.5명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청년 고용유지율도 81.6%로, 일반 기업 69.7%보다 높아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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