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관세 면제 조치 끝
“현 25%로는 산업보호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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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중국 푸젠성 닝더의 CATL 전시관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음극재에 사용되는 흑연 분말(왼쪽)과 양극재 제조에 쓰이는 니켈·구리·마그네슘 분말이 진열돼 있다. [AFP = 연합뉴스] |
미국 흑연 생산 업체가 연방정부에 중국산에 대한 920%의 징벌적 관세를 요청했다.
중국 흑연 업계가 과도한 국가보조금을 통해 경쟁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관세를 통한 중국 견제를 공언한 가운데 배터리 핵심 원료인 흑연을 놓고 또다시 갈등이 일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미국 흑연 업계를 대표하는 활성음극재생산자협회가 미국 상무부와 국제무역위원회에 중국 업체의 반덤핑 여부를 조사해 달라는 청원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흑연은 2차전지 소재인 음극재의 주원료다.
협회가 요구한 중국산 흑연에 대한 관세율은 920%다.
시장조사기관인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의 샘 아부엘사미드 연구원에 따르면 흑연은 현재 전기차 배터리 원가의 약 10%를 차지한다.
흑연 가격이 900% 오르면 총비용이 두 배로 늘어나는 셈이다.
미국의 배터리 생산비용은 지금도 중국 대비 20% 이상 높다.
협회의 요청이 받아들여지면 전방 산업인 미국 전기차 업계의 부담이 더욱 커진다.
지난해 미국의 중국산 흑연 수입액은 2억9090만달러(약 4220억원)로 전체 수입 규모의 70%를 차지했다.
경제 분석 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은 배터리 생산에 사용되는 고급 흑연 시장의 92%를 장악했다.
올해 6월까지 미국은 중국산 흑연에 대해 관세를 면제해왔다.
2018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흑연에 25%의 관세를 부과했지만, 업계에서 대체재 부족을 이유로 면제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조 바이든 행정부는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 등의 요구를 불허해 현재 관세율 25%가 적용되고 있다.
미국 흑연 업계는 자체 공급을 위해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지난 16일 미국 에너지부는 테네시주에서 연간 전기차 32만5000대 분량의 배터리용 합성 흑연을 생산할 수 있도록 7억5500만달러(약 1조1000억원)의 대출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수혜 기업은 호주의 노보닉스로 내년부터 테슬라에 납품하는 파나소닉 배터리에 음극재를 공급한다.
에릭 올슨 활성음극재생산자협회 대변인은 “중국의 악의적인 무역 관행으로 업계가 질식할 위험에 처해 있다”며 “미국에서 흑연 산업이 성장하기를 원한다면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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