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와이오밍주에 건설될 예정인 테라파워의 소형모듈원전 발전소 조감도. 두산에너빌리티

두산에너빌리티가 본격적으로 소형모듈원전(SMR) 파운드리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두산에너빌은 미국 주요 SMR 개발 기업 3곳과 주기기 제작 관련 계약을 체결하며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19일 두산에너빌은 미국 테라파워와 SMR 주기기 제작성 검토 등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두산에너빌은 내년 테라파워와 본격적인 주기기 제작을 위한 공급 계약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테라파워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2008년 설립한 SMR 개발 기업이다.


이로써 두산에너빌은 미국 주요 SMR 개발 기업 3곳과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앞서 두산에너빌은 뉴스케일파워, 엑스에너지와도 테라파워와 유사한 형식의 SMR 주기기 제작 관련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번 계약으로 두산에너빌은 테라파워 초도호기 SMR 기자재의 제작 가능성 검토 및 설계 지원 용역을 수행하게 됐다.


내년부터 두산에너빌은 원자로 보호용기, 원자로 지지구조물, 노심동체구조물 등 주기기 3종 제작에도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테라파워는 현재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화력발전소 인근 용지를 활용해 2030년 상업운전될 예정인 345메가와트(㎿) 용량의 SMR 1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에 테라파워의 SMR 초도호기가 적용된다.

테라파워는 지난 3월 4세대 SMR 개발사 중 처음으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 건설 허가를 신청하고 SMR 발전구역 시공에 착수한 바 있다.


김종두 두산에너빌 원자력BG 부사장은 "우수한 제작 역량을 인정받아 이번 테라파워의 초도호기 SMR 사업에 참여하게 되어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앞으로 제작 역량을 한층 고도화하고 신규 제작공장 건설도 추진해 글로벌 SMR 파운드리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두산에너빌이 테라파워와 맺은 계약의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SMR 개발사들은 지분투자에 나서는 등 관련이 있는 기업들과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다.

두산에너빌의 투자를 받지 않은 테라파워가 두산에너빌과 계약을 맺기로 결정한 것은 그만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SMR 관련 계약을 체결한 다른 두 개발사는 모두 두산에너빌이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곳이다.

두산에너빌은 엑스에너지엔 지난해 1월 500만달러를, 뉴스케일파워엔 2019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IBK투자증권 등 투자사와 함께 1억400만달러를 투자했다.


현재 두산에너빌이 진행 중인 SMR 사업 중 가장 앞선 것은 뉴스케일파워와의 프로젝트다.

두산에너빌은 뉴스케일파워 SMR의 제작성 검토를 끝내고 지난해부터 소재 제작에 착수했다.

엑스에너지와는 2021년 맺은 계약에 따라 제작성 검토 및 시제품 제작을 하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두산에너빌과 롤스로이스의 계약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올 8월 두산에너빌이 주주서한에서 "뉴스케일파워, 테라파워, 롤스로이스와도 사업을 논의 중"이라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롤스로이스는 지난 9월 체코 정부로부터 SMR 사업자로 선정됐다.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SMR 관련 기업들에 대한 미국 빅테크의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두산에너빌과 계약한 엑스에너지는 지난 10월 아마존에서 5억달러 규모의 지분투자를 받았다.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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