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산업부에 조사 신청
중국과 일본 저가 물량공세에
시장 왜곡, 철강회사 실적악화
“수입산에 반덤핑관세 부과해야”
중견중소 철강사 반발 우려도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해외의 저가 철강제품 물량공세로 시름하던 국내 철강 업계가 중국산 후판에 이어 수입 열연강판에도 ‘반덤핑(AD) 제소’ 카드를 꺼내들었다.


1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에 수입산 열연강판을 대상으로 반덤핑 제소를 신청했다.

열연강판은 쇳물을 얇게 펴 만든 철판 형태의 반제품이다.

이번 제소 대상에는 중국, 일본산 열연강판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11월 누적 열연강판 수입량은 약 343만t 으로 이중 중국은 약 153만t, 일본은 177만t으로 전체 물량의 96%를 차지했다.

중국·일본산 열연강판의 가격이 국내산과 비교해 30% 정도 낮아 열연강판을 생산해 판매하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저가 수입산에 대한 관세 부과 필요성을 두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여왔다.


실제 현대제철은 지난 10월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후판 제품뿐만 아니라 열연강판에 대해서도 산업피해 심각성에 관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며 적극적으로 반덤핑 제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 7월 산업통상자원부에 중국산 후판에 대해 반덤핑 제소를 제기했다.

후판은 컨테이너선, 유조선 등 배를 만들 때 사용하는 두꺼운 철판이다.

조선업 호황으로 조선사들의 후판 수요는 크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값싼 중국산 수입제품이 밀려들면서 국내 철강사들의 피해액이 불어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무역위원회도 이를 받아들여 지난 10월 산업피해 조사에 돌입했으며 이르면 내년 1월 예비판정을 통해 잠정 덤핑방지 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중국산 후판 반덤핑 제소에 이어 수입산 열연강판에 대한 무역 장벽을 높여달라는 철강업계의 요구가 이어지는 것은 중국과 일본이 자국 내 경기 침체로 소화되지 못한 열연 제품을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한국에 수출하고 있어서다.

기준 국내로 수입되는 중국산 열연강판의 유통가는 t당 50만원대를 보이고 있는데 약 8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는 포스코·현대제철 제품보다 30% 가까이 저렴하다.


주요 제강사의 수입산 열연강판 반덤핑 제소로 인해 국내 중견 중소 철강사들의 반발도 우려된다.

동국제강, 세아제강, KG스틸 같은 철강업체들은 국내외 제강사에서 열연강판을 사와 자동차용 강판, 건축용 철근, 컬러강판, 강관 등을 만들어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어서다.

수입산 열연강판 관세 부과로 판매 가격이 높아지면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는 중소 제강사는 손실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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