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지식포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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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리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제25회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
"아르헨티나는 포퓰리즘의 한계를 절실히 깨닫고 변화를 향해 마음을 열고 있다.
반대로 다른 세계는 포퓰리즘을 향해 전진하고 있어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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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를 이끌었던 마우리시오 마크리 전 대통령(2015~2019년 재임)이 전 세계로 확산하는 포퓰리즘을 정면 경고했다.
그는 제25회 세계지식포럼 '아르헨티나 경제개혁 플랜' 강연에서 "더 이상 포퓰리즘이 라틴아메리카에만 국한돼 있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퍼져가고 있다"며 "포퓰리즘은 기대치에 부응하는 매력적인 서사가 있어 사람들을 혹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대통령 취임 전 그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장, 국회의원, 보카 주니어스 축구클럽 회장 등을 지냈다.
대통령으로 재임하면서 붕괴 직전인 경제를 재건하고자 민주주의 강화와 관리 투명성을 목표로 과감한 인프라스트럭처 투자와 에너지 계획을 실행했다.
하지만 마크리 전 대통령은 2019년 대선에서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후보에게 패해 연임에 실패했다.
마크리 전 대통령은 아르헨티나가 지난 70년간의 포퓰리즘 덫에서 빠져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12월에 취임한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이른바 '전기톱 대통령'으로 불리며 극심한 경제난 속에서 우익 성향의 경제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경제학자 출신인 밀레이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운동 당시 좌파 정부의 '퍼주기 복지'를 잘라내겠다며 전기톱을 들고 유권자들의 표심을 흔들었다.
밀레이 대통령은 2021년부터 하원의원을 지내긴 했지만, 정치적 존재감은 거의 없던 '아웃사이더'에 가까웠다.
그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민심 이반을 등에 업고 혜성처럼 등장한 인물이다.
마크리 전 대통령은 "아르헨티나는 내 조국으로, 밀레이 대통령의 성공을 돕고 싶다"며 "아르헨티나는 이제 확실하게 마음가짐이 바뀌었고 근면하게 일해야 한다는 생각이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밀레이 대통령이 도입한 경제개혁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마크리 전 대통령은 "밀레이 대통령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6% 이상의 재정적자를 물려받았으나 취임 10개월 만에 이를 크게 줄이며 많은 일을 하고 있다"며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포퓰리즘과 인플레이션에 오랫동안 고통받았고 어느 때보다 변화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밀레이 대통령의 친서방 외교정책은 따끔하게 지적했다.
마크리 전 대통령은 "지금은 미·중 갈등이 치열한 점이 제 임기 때와 다르지만 저는 최대한 많은 국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 아르헨티나에 투자하게끔 했다"며 "밀레이 대통령도 서방 국가 외에 중국, 러시아, 다른 라틴아메리카 국가들과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고 말했다.
마크리 전 대통령은 한국도 포퓰리즘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요즘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나쁜 소식이 발 빠르게 전해지면서 포퓰리즘의 전염성이 어느 때보다 강해졌다"며 "20세기에 놀라운 성장을 겪은 후로 아르헨티나에 포퓰리즘이 찾아왔듯이, 한국도 놀라운 성장 이후에 포퓰리즘이 부각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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