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특사, 사우디 왕세자와 면담

사우디-이스라엘 수교 논의
트럼프 “항구적 평화 원해”
중재시 노벨평화상 후보 부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근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만났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이 중동 특사로 발탁한 스티븐 위트코프는 지난 11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실권자인 빈 살만 왕세자를 면담했다.

지난달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 당선인 측 인사가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사람의 논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중동 지역의 긴장 완화와 평화 체제 수립 관련 핵심 현안으로 꼽히는 사우디와 이스라엘 간 국교 체결 문제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을 것으로 분석됐다.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외교관계 수립은 애초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사안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동 지역의 맹주인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수교할 경우 이 지역의 긴장 완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교섭에 나섰지만 사우디는 민간 분야 원자력 개발 허용 등 까다로운 요구 조건을 내걸었다.

특히 사우디가 지난해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테러 이후 가자 전쟁이 발발하자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수립’을 양보할 수 없는 조건으로 고수하면서 협상이 사실상 좌초했다.

하지만 최근 정세 변화로 협상의 불씨가 되살아났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비롯해 레바논 등 적대 국가에 대한 군사 작전에 상당한 성공을 거둔 데다 이스라엘과 밀접한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으로 사우디 측 계산도 복잡해졌다.

사우디가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수립 요구에서 한걸음 물러설 경우 이스라엘과 사우디 국교 수립 협상은 빠르게 진전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임기였던 지난 2020년 이스라엘이 아랍에미리트(UAE) 등 일부 아랍국가들과 국교를 정상화한 ‘아브라함 협정’을 중재하기도 했다.

보수성향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마크 두보위츠 대표는 “사우디와의 메가딜이 타결된다면 트럼프 당선인이 노벨 평화상의 유력한 후보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