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휘터커 연방항공청(FAA) 청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당선인의 취임에 맞춰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미국 기관장이 보장된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직을 떠나는 것은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이후 두 번째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휘터커 청장은 이날 FAA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FAA 청장은 내 경력에서 가장 훌륭하고 도전적인 일이었다"며 "수장이 바뀌어도 항공 운영은 안정적으로 유지돼왔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사의를 밝혔다.

그가 청장 자리에서 물러나는 시점은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날인 내년 1월 20일이다.


이날 숀 더피 미국 교통부 장관 지명자도 로이터통신에 "트럼프 당선인이 강하고 유능하며 일할 준비가 된 FAA 청장을 지명할 것"이라며 "1월 20일에 FAA를 감독할 인물이 배치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휘터커 청장의 사임을 공식화했다.


한국 현대자동차그룹의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회사 '슈퍼널'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기도 한 휘터커 청장은 지난해 10월 부임했다.

FAA 청장의 임기(5년)를 감안하면 부임한 지 1년3개월 만에 직을 떠나는 것이다.


FAA의 재정·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마크 하우스 부국장이 휘터커 청장의 직무를 대행할 예정이다.

FAA 대변인은 CNN에 휘터커 청장의 사임 배경을 "개인적인 가족 문제"라고 밝혔다.


FAA 측이 청장의 사임 배경이 개인 사유라고 밝혔으나 미 언론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인 일론 머크스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와의 불화를 조기 사임의 실질적인 이유로 꼽고 있다.

FAA는 스페이스X의 주력 로켓인 '팰컨9'을 오작동을 이유로 수차례 발사를 금지시켰고, 발사 실험 과정에서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지난 9월 휘터커 청장의 사임을 촉구하면서 FAA 당국의 조치에 반발한 바 있다.


전날 레이 국장의 사임 방침 발표에 이어 휘터커 청장까지 자리를 떠나게 되면서 기관장이 보장받아야 할 '정치적 독립성'이 위협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레이 국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기밀자료 유출 혐의 수사를 진행하면서 눈 밖에 났으며,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지속적으로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NYT는 "기관장의 임기는 안정성을 제공하고 정치적 간섭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FAA는 중요한 리더십을 잃게 됐다"고 전했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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