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정밀, 장형진 고문 등 상대로 주주대표 손해배상 소송

“MBK에 일방적 유리한 콜옵션 부여
주주 의사도 묻지 않아 절차적 위법”

영풍의 주요 주주인 영풍정밀이 장형진 영풍 고문과 영풍 등기이사 5인을 상대로 9300억원대의 주주대표 소송을 제기했다.

고려아연 지분 매각 등 배임적 행위로 회사에 끼친 손해액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13일 영풍정밀은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장 고문과 박영민·배상윤 대표이사, 박병욱·박정옥·최창원 사외이사 등 등기이사 5명을 상대로 주주대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영풍정밀은 영풍 주식 4.39%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다만 영풍 장 씨 일가보다 고려아연 최 씨 일가의 지분이 많고 경영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작은 아버지 최창규 회장이 맡고 있어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최 회장 측에 서있다.

영풍정밀은 영풍 경영진이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해 사모투자펀드(PEF) MBK파트너스와 협력하는 과정에서 각종 배임적 행위로 회사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끼치고 결과적으로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입장이다.

소장에는 영풍이 MBK와 맺은 ‘경영협력계약’ 문제점과 이로 인해 회사가 입은 손해 정도에 구체적인 내용도 담겼다.

영풍정밀은 MBK가 공개매수 종료 시점 기준으로 영풍과 공동으로 확보한 합계 지분 38.47% 가운데 5.32%만 확보했지만 사실상 고려아연의 최대주주 지위와 권한을 행사하는 특혜를 받았다고 보고 있다.

또 영풍이 MBK에 아무런 대가 없이 일방적으로 유리한 콜옵션을 부여했다고 보고 있다.

경영협력계약에 따르면 MBK는 ㈜영풍과 그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의 50%+1주를 가질 수 있도록 콜옵션 행사 권리를 부여한 바 있다.

영풍정밀 측은 이로 인한 손해액이 최소 9300억원에 달한다고 보고 있다.

영풍정밀 측은 “MBK가 투입 자금 대비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가져가는 반면 영풍 주주들에게는 막대한 손해를 끼치는 것”이라며 “주주들의 의사는 전혀 묻지 않아 절차적으로 위법할 뿐 아니라 제대로 된 검토도 이뤄지지 않은 채 절차가 진행돼 상법상 선관주의 의무와 충실 의무에도 위배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