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금융권 가계대출 5.1조 늘어…2금융 3.2조 급증

서울 등 수도권의 주택 거래가 뜸해지면서 지난달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 속도도 눈에 띄게 떨어졌습니다.

특히 가계대출 총량 관리 등의 영향으로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이른바 '풍선 효과'로 2금융권 가계대출이 은행권보다 더 많이 불었습니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천141조4천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조9천억원 늘었습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올해 3월(-1조7천억원) 1년 만에 뒷걸음쳤다가 4월(+5조원) 반등한 뒤 8개월째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증가 폭은 8월(+9조2천억원)을 정점으로 이후 계속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11월 증가액(1조9천억원)은 지난 3월 감소 이후 월간 최소 기록입니다.

가계대출 종류별로는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901조8천억원)이 1조5천억원,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238조5천억원)이 4천억원 각각 늘었습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이날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서 은행 뿐 아니라 제2금융권까지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지난달 모두 5조1천억원 늘었습니다.

10월(+6조5천억원)보다 증가 폭이 1조4천억원 축소됐습니다.

업권별로는 2금융권의 가계대출이 3조2천억원 급증하면서 은행(+1조9천억원)을 앞질렀다. 2금융권 월간 증가 폭으로는 지난 2021년 7월(+5조7천억원) 이후 3년 4개월 만에 최대 기록입니다.

2금융권 중에서도 새마을금고를 비롯한 상호금융(+1조원)이 대출 증가세를 주도했습니다.

전체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한 달 사이 4조1천억원 늘어 전월(+5조5천억원)보다 증가 폭이 줄었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1조1천억원)의 경우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가계대출 증가 폭 감소 배경에 대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는 8월 고점 이후 둔화하고 있다"며 "7월 아파트 거래가 고점이었는데, 현재 고점 대비 절반 수준까지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풍선효과로 비은행권 대출은 지난달보다 더 확대됐지만, 이미 체결된 주택거래 관련 대출이나 신규 입주 주택 관련 잔금대출 위주로 이뤄져 실수요 자금 측면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수도권 중심 주택매매 거래 둔화와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전반적 둔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 현연수 기자 / ephalon@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