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만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9일 "(삼성 파운드리가) 타 대형 업체에 비해 뒤처지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최첨단 공정인 2㎚(나노미터·10억분의 1m)의 빠른 램프업(생산량 확대)을 핵심 과제로 꼽았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파운드리사업부장에 선임된 한 사장은 이날 임직원에게 보낸 첫 메시지를 통해 "언젠가는 이것(뒤처진 기술력)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 같은 발언은 현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1위인 대만 TSMC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의 올해 3분기 시장 점유율은 64.9%로 확고한 1위를 수성 중인 반면,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9.3%를 기록하며 두 회사 간 격차는 더욱 벌어진 상태입니다.
한 사장은 "단기간 메이저 파운드리 업체를 따라잡을 수는 없겠지만, 현장에서 영업과 기술을 지원하는 분들이 자신 있게 우리 파운드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기술 경쟁력을 찾아가자"고 당부했습니다.
특히 2나노의 빠른 램프업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 전환을 누구보다 먼저 이뤄냈지만, 사업화에 있어서는 아직 부족함이 너무 많다"며 "기회의 창이 닫혀 다음 노드에서 또다시 승부를 걸어야 하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이를 위해 공정 수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할 뿐만 아니라 소비전력·성능·면적(PPA) 향상을 위해 모든 노브(knob·혹)를 샅샅이 찾아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GAA는 기존 핀펫(FinFET)보다 전력 효율이 더 높아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앞서 2022년 6월 GAA를 3나노에 세계 최초로 도입, TSMC보다 해당 기술에서는 한발 앞섰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TSMC가 2나노 공정 제품의 시험생산 수율(생산품 대비 정상품 비율)이 60%를 넘었고 이에 내년 2나노 제품 양산을 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한 만큼 최첨단 공정에서도 TSMC에 밀린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 사장은 "우리 사업부가 개발해놓은 성숙 노드들의 사업화 확대를 위한 엔지니어링 활동에 힘써 달라"며 "추가 고객 확보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면서 "성숙 노드 사업은 선단 노드의 사업화에 필요한 시간과 자원을 지원할 수 있는 중요한 사업"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사장은 "(이러한 전략으로) 우리가 내년에 가시적인 턴어라운드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며 "가까운 미래에는 우리 사업부가 삼성전자의 가장 중요한 사업부로 성장하리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이명진 기자 / pridehot@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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