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폐기' 한국 경제, 퍼펙트스톰' 무방비 노출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7일 국회에서 폐기되면서 한국 경제는 불확실성이 중장기적으로 증폭되는 상황에 빠져들게 됐습니다.

행정부 수반인 윤 대통령이 사실상 2선으로 후퇴한 가운데 야권에서는 가결될 때까지 탄핵안을 발의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정치·사회적 혼란이 극심해지고, 이는 경제 분야로도 번질 공산이 큽니다.

윤 대통령 탄핵안은 이날 저녁 국회에서 폐기됐습니다.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투표 불참을 결정하고 소속 의원 대부분이 이를 따르면서 정족수(200표)에 이르지 못해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됐습니다.

당분간 국회를 중심으로 탄핵안을 두고 여야의 표결 싸움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비상계엄은 해제됐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탄핵 정국은 상당 기간 한국 경제를 더 깊은 불확실성의 수렁으로 몰고 갈 여지가 큽니다.

경제 분야에서 탄핵 부결은 가결보다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평가됩니다.

정치·사회적 혼란에 따른 경우의 수가 더 많고, 해소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입니다.

당장 다음 주부터 외환과 증시 등 금융시장에서 악재로 작용해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특히 원화 가치와 주가는 '트럼프 트레이드' 영향으로 이미 약세였는데 비상계엄 사태 이후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또 정치·사회 혼란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투자가 지연되는 한편 생산과 고용에도 부정적 영향이 확산할 우려가 커집니다.

이같은 탄핵 정국발 시장 불안은 대외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윤 대통령이 사실상 '식물 상태'가 되면서 국가 중요 정책이 동력을 얻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탄핵안이 국회 문턱을 넘는다고 해도 헌법재판소의 심판까지 거치려면 최소 반년 이상 이런 상황이 계속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렇게 되면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대응할 컨트롤 타워가 정상 가동되기 어려워집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공언처럼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관세를, 중국엔 60%의 고율 관세를 매기게 되면 한국 경제의 주력 엔진인 수출이 심대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 경제는 제대로 대응하기는 커녕 무방비로 휘둘리면서 '퍼펙트 스톰'(다발적 악재에 따른 경제적 위기 상황)을 각오해야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이미 지난달 트럼프발 불확실성을 반영해 내년과 내후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9%와 1.8%로 내렸는데, 하향 요인이 추가로 발생한 것입니다.

일부 해외 투자은행(IB)은 벌써 한국의 내년 GDP 성장률이 1% 중반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 현연수 기자 / ephalon@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