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여파에 연말 소비심리 위축 가능성…유통업계 '노심초사'

【 앵커멘트 】
지난 3일 국민 모두를 놀라게 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유통업계가 긴장하는 모습입니다.
이번 사태의 여파로 연말 소비심리가 위축될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긴데요.
수출에 주력하는 기업들은 한국 브랜드의 이미지 타격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구민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유통업계가 비상계엄 사태가 불러올 후폭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계엄령은 해제됐지만, 오늘(5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되는 등 혼란한 정치적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어수선하고 뒤숭숭한 정치적 분위기에 연말 소비심리마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특히 연말 대목만을 손꼽아 기다려 온 백화점업계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백화점업계는 지난여름 예년보다 길게 이어진 더위에 의류 판매가 줄어들며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이에 업계가 대규모 할인 행사와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기획하며 4분기 연말특수에 큰 희망을 걸고 있는 상황인 만큼 당장의 소비심리 위축은 치명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백화점들은 아직까지 계엄령 이후 별다른 영향은 없다면서도 연말까지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이번 비상계엄 사태가 외신을 통해 전 세계로 보도되자, 수출에 주력한 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K-팝 등 한류 열풍에 힘입어 수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라면·뷰티 브랜드들은 한국의 국제적 신뢰도 하락으로 인한 이미지 훼손을 경계하는 모습입니다.

전문가들 역시 이번 사태가 한국이 그동안 쌓아온 선진적인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 인터뷰(☎) : 이은희 /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 "'계엄'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후진적인 느낌이 있잖아요. 그게 K-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훼손하는 효과가 충분히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불안정해짐에 따라 면세업계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면세점들은 달러를 기준으로 면세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자칫 달러 강세가 지속됐다가는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겁니다.

시대를 역행한 계엄선포에 애꿎은 유통기업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구민정입니다. [ koo.minju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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