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심의 ‘공급망 동맹’ 제시
한중 FTA 2단계 협상 가속화해
문화·실버 산업 교역 확대 제안
美 반도체 제재 돌파구도 모색
반도체 생산장비 등 수출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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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 웨이시(오른쪽) 중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경제합작연구원(CAITEC) 부원장이 지난달 25일 베이징 CAITEC에서 열린 한국 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외교부공동취재단) |
‘트럼프 2기’에 가장 큰 불확실성을 겪을 국가로 꼽히는 곳은 중국이다.
중국은 5년 전 트럼프 1기 때 경험을 바탕으로 언제든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미국에 대항하기 위해 중국 중심의 공급망 동맹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중국 상무부 산하 싱크탱크인 국제무역경제합작연구원(CAITEC)의 취 웨이시 부원장은 지난달 25일 베이징에 한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대한 중국의 대응을 묻자 “(중국 정부는) 미국에서 어떤 정책이 나오든 그에 대응해 반격하겠다”고 말했다.
CAITEC은 2015년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설치한 중국 최초의 경제 연구 싱크탱크다.
산하에 38개 2급 연구 기관을 두고 있고, 그 아래 22개 연구소와 21개 연구 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급 싱크탱크로 보면 된다.
취 부원장은 상무부 부국장급 인사다.
다가오는 미국과의 ‘무역·통상 전쟁 2차전’에 대비해 중국은 동맹 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중국식 현대화’를 목표로 제시해 주변국의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7월 3중전회에서 중국식 현대화를 주창했다.
내수 확대와 대외 무역 촉진에 방점을 찍은 경제 활성화 로드맵이다.
취 부원장은 대외 무역 촉진 차원에서 한국에 ‘러브콜’을 보냈다.
그는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2단계 협상을 가속화해 서비스 분야 협력을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총리는 회담을 통해 상품 교역 분야 개방에서 나아가 문화 등 분야에서도 개방을 확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문화·콘텐츠 분야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물음에 취 부원장은 “제가 아는 한 한한령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중국의 많은 사람들이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좋아하는 만큼, 문화 산업은 반드시 더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실버 산업에의 투자 기회를 강조했다.
취 부원장은 “중국은 서비스 무역 고품질 발전 정책 등을 통해 (외국인을) 내국인 대우하고 시장에 전권을 주는 등 서비스 시장에 대한 접근성 관련 제한을 많이 완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헬스케어, 실버산업 등 지식 밀집형 서비스 분야에 강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고, 중국은 이 분야에서 강한 수요가 있다”며 “14억 인구 중 상당수가 고령화됐고 이들은 소비력이 높은 만큼 기회가 많다”고 설명했다.
CAITEC은 이날 간담회에서 여러 기회를 부각했지만, 현재 중국이 겪고 있는 반도체 제재 관련 어려움도 드러났다.
취 부원장은 특히 ‘반도체 공급망 동맹’의 필요성을 간접적인 방식으로 촉구했다.
그는 “한국은 반도체, 핵심 부품소재 등 기술집약형, 자본집약형 산업에서 비교우위에 있다”며 “중국은 초대규모 시장이 있고 소비 수요가 지속적으로 방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으로부터 수입하는 기계장비, 부품·소재 등 제품들이 양국 간 화물 교역 규모를 더욱 확대시킬 수 있다고 기대한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작하고 조 바이든 행정부도 이어받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반도체 규제는 인공지능(AI) 개발용 고성농 칩이나 반도체 생산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는 내용이 골자다.
로이터통신은 2일(현지시간) 미국이 곧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3차 제재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베이징=김상준 기자, 외교부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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