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귤밭에서 바로 딴 맛이네”…요즘 장보기가 즐거워진 주부들, 왜

킴스클럽 ‘직운영’의 힘
제주서 직접 재배, 2천톤 공급
돼지도 도축·가공 직접 관리

경기 분당에서 자녀 셋을 키우는 주부 박 모씨는 주말이면 근처 킴스클럽에서 돼지고기를 산다.

박씨는 “아이들이 고기를 좋아하는데 어느 부위를 사도 맛이 다 괜찮다.

가격도 일정한 편이어서 자주 들른다”고 했다.

킴스클럽 정육 코너 관계자는 신선도가 호평받는 비결에 대해 “우리는 회사에서 직접 도축해 보내기 때문에 신선도가 좋다”면서 “고기 드셔보신 분들은 (신선도를) 대번에 안다”고 했다.


이랜드가 운영하는 대형마트 킴스클럽의 신선식품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농축산물을 직접 키워 유통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하는 ‘직운영’을 확대하면서다.

신선도는 높이면서 가격 거품을 빼 고객들 반응이 좋다.

올해 킴스클럽 신선식품 매출은 3000억원(예상치)으로 지난해(2500억원)보다 20%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1일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직운영으로 유통 단계를 확 줄여 동종 제품 가격이 타사 대비 저렴하고 유통 전 단계를 직접 관리하는 만큼 품질과 신선도가 높다”며 “고객 호응도 높아지고 있어 직운영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직운영은 직접 원물을 키워 판매장까지 공급하는 방식이다.

산지에서 농축산물을 직접 매입하는 ‘산지 직거래’와 다르다.

유통사가 제품 생산 단계부터 직접적으로 개입하기 때문에 유통사의 리스크와 책임이 크다.

그러다 보니 유통사들이 직매입은 늘리면서도 직운영으로까지 확대하진 못했다.


그러나 이랜드는 2년전부터 축산 부문에서 직운영을 시도했다.

돈육은 농가에서 1차 가공, 경매, 2차 가공을 거쳐 소매점으로 총 5단계로 유통되는데 직운영을 통해 이 과정을 3단계로 줄였다.

이랜드 식자재 전문 계열사 팜앤푸드가 농가에서 돈육을 직구입해 가공부터 포장을 거쳐 판매처에 공급한다.


이랜드는 직구입한 돈육을 2022년 지은 자체 축산물종합 컨트롤센터(LPC)로 보내 도축과 가공·포장 등을 직접 수행한 후 킴스클럽에 공급한다.

국내에 LPC를 갖춘 곳은 대형 돈육 업체 10개 정도밖에 없다.


킴스클럽 관계자는 “LPC에서 모든 돈육 공급이 이뤄지다 보니 돼지고기 가격이 들쑥날쑥하게 변동되지 않는다.

가격과 품질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게 장점”이라고 했다.


생산부터 판매까지 이랜드가 유통 전 단계를 실행하기 때문에 유통 기간을 단축해 신선도를 보장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형 마트에 공급되는 냉장육은 진공포장 상태를 기준으로 도축일부터 7일에서 최대 45일에 걸쳐 판매된다.


반면 킴스클럽은 최대 7일이다.

팜앤푸드 축산 담당 MD는 “통상 소비자가 가장 맛있다고 느끼는 돼지고기 숙성일은 3일에서 최대 7일이다.

최대 재고 일수를 7일로 맞춰 도축 수를 조정한다.

제품이 많이 나가면 많이 도축하고, 재고가 남으면 적게 도축하기 때문에 최대한 신선한 제품이 판매되도록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한 고객들의 호응도 크다.

킴스클럽의 돈육 매출은 지난해 200억원에서 올해 500억원(예상치)으로 2배 이상 성장하고 있다.


청과 부문도 올해 직운영을 도입했다.

이랜드는 올해초 33만㎡(약 10만평) 규모의 제주도 감귤 밭을 샀다.

이곳에서 수확한 감귤 2000t을 전국 킴스클럽에서 판매한다.

감귤을 밭에서 수확해 최종 점포에 입고되기까지 3일이면 된다.

킴스클럽 관계자는 “유통처가 여럿이면 감귤이 판매되기까지 일주일 이상 걸리기도 하는데, 이를 3일로 줄였다”고 했다.

이어 “청과 쪽 MD 직원들이 밭에 상주하며 감귤을 관리하기에 체계적 당도 관리가 가능하다”면서 “올해 감귤 판매는 올해 4분기에만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커머스의 공습이 거센 가운데 대형 마트들은 오프라인의 경쟁력을 ‘신석식품’으로 보고 제품 퀄리티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신선하고 품질이 높은 제품을 합리적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게 관건이다.


직매입 운영 노하우가 풍부한 이랜드는 이를 통해 앞서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이랜드는 10여 년 전부터 산지 물류센터를 설립해 생산지에서부터 고객에게 도달하는 ‘직유통’ 체계를 완성해왔다.

이랜드 관계자는 “대형 벤더사를 거치지 않고 직매입하기 위해 이랜드는 과감하게 산지 물류센터를 설립한 바 있다”면서 “올해도 다른 유통사들이 시도하지 못한 직운영을 통해 유통 혁신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