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출하시기 늦어지고 가격도↑
4인 가족 양껏 딸기 먹으려면 3~4만원
딸기 주재료 디저트 업계도 제철 맞아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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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시내 백화점 식품관에 진열된 딸기.[사진 제공 = 전종헌 기자] |
직장인 A씨는 이번주
이마트를 방문했다가 500g짜리 딸기 1팩을 몇 번을 들었다 놨다 했다.
1만7900원이라고 적힌 가격 라벨을 보고 치킨 1마리 값이 생각나서다.
적어도 2팩은 사야 가족들이 양껏 먹는데 3만원이 넘는 가격은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었다.
A씨는 어린 딸 아이가 딸기를 워낙 좋아해 ‘딸기귀신’인데 가격 때문에 장바구니에 담지 못해 마음이 불편했다.
A씨는 할인 행사를 기약하기로 했다.
이상기후가 이어지면서 작황 부진의 영향으로 겨울 제철 딸기 값이 오르고 있다.
4인 가족이 넉넉하게 딸기를 맛보려면 3~4만원은 족히 든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이달 29일 기준 딸기(금실) 특급 1kg 한 상자 평균 가격은 3만3721원으로 딸기가 막 출하되기 시작한 일주일 전의 4만1866원보다는 하락했지만 1년 전의 2만8000원 대비로는 비싸다.
같은 무게의 딸기(설향) 특급 평균가(29일 기준)는 2만1714원이다.
이날 서울 시내 주요 백화점 식품관에서는 500g짜리 딸기 1팩이 2만8000원가량에 판매되고 있다.
딸기 1팩을 장바구니에 선뜻 담기에는 부담스럽게 여겨지는 가격이다.
7살 딸과 함께 지난 주말 마트를 찾았다는 주부 B씨는 “딸기 가격을 보고 매대를 빠르게 지나쳤다”고 말했다.
딸 아이가 딸기를 보고 사달라고 조를까봐 발걸음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과일의 제철도 바뀌고 있다.
대표적인 겨울 제철 과일인 딸기는 원래 10월말부터 제철이 시작됐지만 매년 출하 시기가 늦어지는 추세다.
이마트에서 딸기 판매를 시작하는 시기를 보면 2021~22년 시즌은 11월 1일, 2022-23년 시즌의 경우 11월 5일, 2023-24년 시즌에는 11월 11일, 이어 2024-25년 시즌은 11월 16일로 딸기 출하 시기가 점점 늦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딸기 출하 초기 물량이 줄고 가격도 뛰는 현상이 매년 반복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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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모찌 모형(왼쪽)과 실제 딸기모찌에 사용되는 딸기가 작황 부진으로 크기가 작다. 이 업체는 크기가 작은 딸기 때문에 딸기모찌 1개를 만들 때 딸기를 2~3개 사용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전종헌 기자] |
딸기를 주요 재료로 사용하는 디저트 업계도 울상이다.
개당 4000원이라는 가격에도 찹쌀떡 속에 딸기를 넣는 발상으로 독창성과 맛, 시각적 효과까지 돋보이는 디저트로 알려지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딸기모찌는 딸기 제철을 맞아 되레 고전하고 있다.
여름철에는 딸기 수급 문제로, 정작 겨울 제철에는 원재료 가격 상승과 상품성이 예전만 못한 딸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딸기 크기가 작아 딸기모찌 하나에 딸기 2~3개를 넣어 무게를 맞추고 있다”며 “딸기 자체의 상품성이 떨어지다 보니 식감이나 맛을 살리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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