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최대 4일 ‘기후 휴가제’ 시행
대만, 출근·등교 금지 ‘팅반팅커’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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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연속 폭설이 내린 지난 28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최근 기록적인 폭설로 시민들이 도로에 갇히는 등 불편함을 겪은 가운데 이상 기후로 출퇴근이 어렵게 된 직장인들에게 최대 4일간의 유급 휴가를 주는 제도가 스페인에서 시행된다.
29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과 스페인 공영방송 RTVE 등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는 이날 각료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기후 휴가제’를 승인했다.
욜란다 디아즈 노동부 장관은 공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기후 비상사태에서 어떤 근로자도 위험을 감수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직장인들이 출근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일터에서 근무를 할 수 없는 경우를 비롯해, 기후 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집을 복구하거나 가족이 실종되거나 사망했을 때 남은 가족을 돌보는 등의 경우에도 유급휴가가 인정된다.
디아즈 장관은 홍수나 폭설 등 기후로 인한 위험에 대해 당국이 경보를 발령하면 근로자는 출근을 자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기후 휴가’는 지난달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에 내린 폭우로 최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을 계기로 도입됐다.
발렌시아 지역에는 지난달 29~30일 사이 불과 8시간 동안 지난 20개월치 강수량을 넘어서는 비가 쏟아져 200여명이 숨졌다.
이에 “정부가 기후 변화에 적극 대처하지 않았다”는 반발이 쏟아졌고, 재해 지역을 방문한 펠리페 6세 국왕과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분노한 수재민들에게 욕설과 함께 진흙을 맞는 봉변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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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등 중부 지역에 많은 눈이 내린 지난 27일 오후 우산을 쓴 시민들이 서울 여의도의 한 거리를 지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대만은 이상 기후 상황에서 직장인들이 출근하지 않을 것을 제도화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매년 여름은 물론 가을까지 잦은 태풍을 겪는데다 크고 작은 지진을 경험해 온 대만은 태풍 등 재해 상황에서 각 지방정부가 출근과 등교를 금지하는 ‘팅반팅커(停班停課)’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대만은 ‘천재지변 시 출근 및 등교 정지법’에 따르면 태풍과 홍수 등 수해와 지진, 산사태 및 기타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각 직할시와 현(縣)정부가 판단해 출근 및 수업정지를 통보해야 한다.
각 지방정부와 기상청, 방송사 등이 홈페이지에서 실시간으로 각 지역별 ‘팅반팅커’ 현황을 안내한다.
이에 국민들은 출근 및 등교를 해야 할지 여부를 전날에 온라인에서 확인하고 대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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