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가 이렇게 자주 틀린다고?”...8년간 되돌려준 과징금 규모가 무려

여야 질타에 ‘패소백서’ 발간
공정위 조사 역량 도마에

공정거래위원회. [사진=연합뉴스]
무리하게 기업을 제재했다가 나중에 소송에서 줄줄이 패소한 공정거래위원회가 ‘패소백서’를 만들기로 했다.

공정위는 최근 수년간 과징금 수천억 원을 반납하고,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여야로부터 조사 역량 미달을 지적받았다.


29일 국회 회의록에 따르면 지난 18일 비공개로 열린 정무위원회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 회의에서 변호사 출신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공정위의 부실한 조사 능력 보강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 의원은 공정위 조사공무원 역량 강화 예산을 놓고 “조사, 소송 과정에서 뭐가 부족했는지 파악이 되면 하나의 모델이 돼서 후임자가 오더라도 그걸 반영시킬 텐데 사건에서 지고 나면 (공정위는) 그것으로 그냥 끝이다.

지면 나라 세금이 나간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경제검찰 공정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소송 유형은 어떻게 보면 한정돼 있다.

그중에서도 공정위는 어떤 게 부족했는지, 패소한 사건들의 백서를 만들어놓지 않았을 것”이라며 “대한변호사협회의 경우 형사든 민사든 변호사 전문 온라인 강의 콘텐츠가 다 있다.

그렇게 아이템을 개발해보라”고 조언했다.


변호사 출신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패소백서와 관련해 “왜 패소를 했는지에 대해 돌이켜보면 이런 증거자료를 더 확보했어야 하는데, 그런 것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런 내역을 만들어서 공유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공정위는 과징금 100억원이 넘는 사건이 전체의 30% 정도인데, 100억원짜리 사건을 패소하고 그런가보다 하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조홍선 공정위 부위원장은 “그런 식으로 저희들이 세부 내역을 잘 마련해서 추후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가 2017년부터 지난 9월까지 8년간 소송 패소 등 이유로 기업에 돌려준 환급액은 5838억원에 달한다.

이때 이자 성격으로 함께 지급한 환급가산금은 450억원이었다.

환급가산금을 비롯한 모든 소송 비용은 세금으로 충당된다.

공정위의 최근 5년 승소율은 75.3%에 그친다.

매년 소송 수도 40~60건이다.


정무위 전문위원은 내년도 예산안 검토보고서에서 “공정위 조사공무원 전문성을 향상해 효율적인 사건 조사·처리를 도모하기 위해 ‘조사공무원 자격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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