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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부산에서 열린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WBC) 2024에서 우승한 미카엘 자신. |
"커피를 좋아한다는 건 언어를 새로 배우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단어를 많이 익힐수록 언어를 능숙하게 쓰게 되고, 능숙해지면 단어를 더 많이 알게 되죠. 다양한 커피를 마시고 배우다보면 많은 단어를 배우게 되고, 더 긴 문장을 구사할 수 있게 돼요. 커피로 나만의 짧은 시를 쓸 수도 있죠."
올해 부산에서 열린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WBC)' 우승자 미카엘 자신은 매일경제와 만나 "커피의 맛은 단맛, 신맛, 쓴맛, 짠맛, 감칠맛 5가지로 나누곤 하지만 알면 알수록 '풍미의 언어'를 섬세하게 갈고닦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단맛에서도 설탕맛과 꿀맛이 다르고, 신맛에서도
레몬맛과 오렌지맛이 다르듯 무궁무진하다는 말이다.
미카엘은 올해 60개국의 최고 바리스타들이 모여 경쟁하는 WBC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가진 바리스타를 뽑는 곳인 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그는 2015년부터 9년 동안 문을 두드린 끝에 '세계 최고의 바리스타' 칭호를 얻었다.
2019년에 이미 인도네시아인 최초로 결승전에 진출한 실력자다.
그는 올해 WBC에서 '마음챙김(Mindfulness)'을 테마로 자신만의 커피를 선보였다.
마음챙김은 고대 불교 명상법에 뿌리를 둔 개념이다.
마치 명상을 하듯 자신의 생각과 커피를 마실 때의 오감에 집중할 수 있는 커피 코스를 선보였다.
캐슈너트·오트밀 우유를 커피와 혼합해 마음의 평화를 표현하고, 상쾌한
레몬주스를 커피와 섞어 몸의 감각을 일깨우는 식이었다.
미카엘은 수년간 바리스타로 인정받기 위해 경쟁에 매달리면서 소진된 감정을 채우기 위해 마음챙김을 떠올렸다.
그는 "2021년 밀라노 대회에 참가했을 때 인도네시아 커피를 널리 소개할 수 있어 좋았지만 7위에 그치면서 번아웃이 왔다"며 "정신건강을 위해 상담을 받은 개인적인 경험을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미카엘은 WBC가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인 만큼 배우는 점이 크다고 말했다.
F1 레이싱 대회를 보면 자동차 산업을 알 수 있고, 파리패션위크를 보면 패션 산업을 알 수 있듯 커피는 WBC가 최대의 장이라는 말이다.
그는 "커피를 만드는 기술이나 도구부터 산업의 전체의 흐름과 혁신까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커피 산업에 대해서는 K팝, K영화 등 K문화와 마찬가지로 세계적인 영향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생소하던 나라에서도 한국 문화에 빠져든 젊은 층에게 인기를 얻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인도네시아 커피에 대해서는 "2억5000만명의 소비자가 있는 큰 시장으로 다양성이 풍부하고 성장 잠재력도 크다"며 "저가 커피부터 스페셜티 커피까지 가격대와 품질이 다채롭다"고 설명했다.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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