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코로나19 시기 정점을 찍었던 위스키 열풍이 사그라들고 있습니다.
불황에 위스키 수요가 감소세로 전환하자 업계는 서둘러 돌파구 마련에 나섰는데요.
구민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팬데믹과 함께 호황을 누렸던 위스키시장의 성장세가 최근 주춤한 모양새입니다.

국내 위스키 시장은 코로나19 시기 집에서 음주를 즐기는 '홈술' 문화와 위스키를 활용한 '하이볼'의 유행으로 극도의 활황을 누렸습니다.

그러나 엔데믹과 함께 소주와 맥주 중심의 유흥시장이 되살아나고, 저가의 술을 즐기는 '불황형 소비'가 늘어나며 위스키 소비량은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실제로 올해 3분기 기준 위스키 수입량은 1만 9천529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줄었습니다.

수입액 역시 1억 7천923만 달러로 11.7% 감소했습니다.

업계는 팬데믹 시기 주류 판매 역사상 보기 힘들었던 '오픈런'까지 빚었던 위스키의 이례적인 인기가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수입량 또한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해외 면세 쇼핑을 포함한 해외 직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일반적이지 않은 경로로 국내에 반입되는 위스키 물량이 급증한 것 역시 국내 위스키 시장 침체의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내 수입사들의 지나친 가격 인상에 지친 소비자들이 주세가 비교적 저렴한 해외로 발길을 돌리기 시작한 겁니다.

이렇듯 위스키의 인기가 시들해지자 업계는 자구책 마련에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먼저 페르노리카코리아는 다음 달 1일부터 발렌타인 등 주요 위스키 제품의 출고가를 최대 13% 내린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프로모션 할인을 최고 18%까지 적용하는 등 고물가에 커지는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계획입니다.

조니워커 등을 수입하는 디아지오코리아는 10년 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한 자발적 조기 퇴직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조직 슬림화에 나섰습니다.

한편, 골든블루는 맛과 디자인에 젊은 세대의 취향을 반영한 3세대 위스키 '골든블루 쿼츠'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MZ세대 겨냥에 나섰습니다.

또한 처음으로 연예인 모델을 기용하고 기업의 로고를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이미지 쇄신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연말 성수기를 앞둔 위스키업계가 시장 침체를 벗어나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매일경제TV 구민정입니다. [ koo.minju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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